포스텍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
흔히 겨울용 먹을거리로만 알고 있는 홍합. 하지만 이 홍합이 세찬 파도에도 바위에 단단하게 붙어 있을 수 있도록 하는 단백질에서 세계 의료시장을 선도할 기술을 발견해 주목을 받고 있는 연구단이 있다.
포스텍(POSTECH) 해양대학원의 차형준 교수(화학공학과)가 이끄는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연구단은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향후 10년간 총 46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진행하게 될 연구사업은 석유화학기반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해양생물 유래 산업 원천소재를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게 된다.
서울대, 고려대 등 7개 협동연구기관을 포함, 12개의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이 연구단은 수 많은 소재 가운데서도 인체 및 화학산업용 기능성 소재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고탄력, 고강도 해양섬유 복합소재와 해양바이오플라스틱 소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차 교수는 그동안 해양생물에서 인체에 활용하는 신소재뿐만 아니라, 화학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신소재 개발을 진행해 왔다.
차 교수가 처음 해양생물에서 신소재 개발을 시작하게 된 것은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4년 홍합접착단백질 ‘fp-5’ 단백질을 발견하면서부터다. 이 단백질은 홍합의 ‘족사’라는 실 같은 물질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어떤 파도에도 홍합이 휩쓸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접착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발견당시 이 단백질은 분리정제가 어려워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고, 저농도, 불용성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어 상용화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 2007년에는 이 단백질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접착제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이 하이브리드 접착소재는 일반용품은 물론 의료용 접착제, 약물전달물질 등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무엇보다 이 기술은 특히 지금까지 대량생산이 어려워 고가에 거래되던 홍합접착단백질 소재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차 교수연구팀은 세포 및 조직 배양을 위한 세포접착제 시작품을 제작하였으며, 현재 의과대학교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의료용 생체접착제 활용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홍합접착단백질을 인체 장기나 조직을 봉합할 수 있는 의료용 생체접착제로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지난해 3월, 차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연구재단의 국가지정연구실 사업을 통해 다시 이 홍합접착단백질로 고농도 액상 콜로이드 형태의 코아세르베이트 생체접착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홍합접착단백질 용액에 비해 접착력이 2배 이상 높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이에 따라 의료용 접착제 외에도 마이크로캡슐로도 만들 수 있어 약물전달 운반체로 활용할 수 있으며, 기능성 화장품이나 식품 첨가물에도 활용해 이용범위가 넓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접착단백질을 응용해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세포외기질과 유사해 각종 생체재료에 세포를 부착시킬 수 있는 ‘차세대 고기능성 세포접착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세포접착제는 세포 내에 신호를 전달하는 생체활성 펩타이드를 결합, 접착률과 생체활성도를 기존의 세포접착제의 2배 이상으로 높인 신개념 접착제다.
이러한 연구성과들이 다른 경쟁연구에 비해 경쟁력을 갖는 것은 연구단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유전재설계 기술 덕분이다.
의학적,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체소재들은 뛰어난 물성에도 불구하고,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유전재설계 기술을 이용하면 생체소재 관련 유전자를 재설계해 다시 재현함으로써 대량생산을 가능하도록 한다. 차 교수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열며 그 상용화를 한층 앞당겨온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혁신적인 생체접착소재를 포함하는 바이오소재 개발연구로 최근 5년간 43편의 SCI 국제학술논문을 발표했고, 출원 24건과 등록 27건의 국내외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차형준 교수는 “홍합접착소재 관련 응용개발 연구를 계속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연구단 사업을 통해 해양생물 유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신소재들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10건 이상의 해양바이오산업소재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우리나라가 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설명
=세포외기질:세포 바깥쪽에 있는 구조적 물질의 총칭. 주성분은 콜라겐, 엘라스틴 등의 섬유성 단백질과 세포접착성 단백질
[대학연구소시리즈]차형준 단장 인터뷰
“자연을 모방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 먼저 흥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자연모방연구로 소개되어 온 홍합접착단백질이 아직까지 누구도 대량생산기술을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
차형준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장은 “대량생산기술에 성공하지 못하면 실생활에 활용이 되지 못하는 만큼, 도전해볼만한 연구주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홍합유래단백질 관련 연구를 이끄는 세계적인 연구자 중 한 명이다.
필요성은 크지만 개발이 신속히 이뤄지지 못하는 인체 관련 접착소재 연구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획기적인 성과를 내놓으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처음 도전한 분야는 연평균 7.5%가 성장하는 의료용 접착제 시장에 한 획을 그을만한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접착제 연구입니다.”
그는 “자상 등의 상처를 꿰매지 않고 접착제만으로 접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용 접착제는 지금까지 발암가능성과 부작용이 큰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대량생산이 가능한 이 접착제가 실제 상용화 될 경우,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수백억원에 달하던 접착제 수입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 실수요자인 환자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고, 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 단장은 앞으로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기술에 도전한다.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을 이끌며 해양 실크단백질 개발과 골대체재(인공뼈) 개발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는 “실크단백질은 인체 피부를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인 콜라겐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다른 연구단이 해왔던 연구와는 달리, 두 가지 모두 해양생물에서 그 해답을 찾을 계획”이라며, “합성섬유와는 달리 인체에 안전할 뿐 아니라, 개발에 성공할 경우 의료업계에 또 다른 혁명을 가져올 것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차형준 포스텍 교수팀은 홍합의 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인체에 안전한 생체접착제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차 교수팀은 홍합접착단백질 80%와 대표적 생체재료인 ‘히알루론산’ 20%를 혼합해 접착 물질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이 물질은 접착력이 뛰어나고 물에 잘 섞이지 않으며 표면장력이 매우 낮은 등 탁월한 물리적 특성을 지녔다. 또 생체적합성도 높아 인체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차세대 생체접착제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밝혀지지 않고 있었던 ‘족사’를 통한 홍합의 접착물질 분비 구조도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로 만들어진 접착 물질은 의료용 접착제 및 기능성 화장품, 식품 첨가물질 등 다방면으로 이용될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차 교수팀은 이미 연구 결과를 이용한 마이크로캡슐도 함께 개발해 약물 전달 운반체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KAIST(총장 서남표) 화학과 이해신,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팀은 자연계의 홍합접착현상을 모방해 지지하는 소재에 관계없이 뼈의 미네랄성분을 고속으로 형성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술의 핵심은 뼈의 주요성분인 인산화칼슘 미네랄결정을 다양한 표면에서 고속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 뼈를 구성하는 칼슘성분의 대부분(약 99%)은 인산화칼슘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기술은 인산화칼슘 결정을 특정물질의 표면에서만 성장시키는 한계를 지녀, 이를 필요로 하는 인공뼈, 치아 임플란트 등 다양한 지지소재에 도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자연의 홍합접착제에서 착안해 해결했다.
홍합은 몸에서 내는 실 모양의 분비물인 족사를 이용해 바위, 수초표면 등에 붙어산다. 접착력이 강해 파도가 치는 해안가와 같은 다른 생물체가 살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문제없이 붙어 생존한다.
KAIST 연구팀은 이러한 홍합접착제를 모방한 폴리도파민(polydopamine)이라 불리는 무독성의 화학성분을 코팅하면, 각종 금속, 산화규소, 산화철, 스테인리스, 테플론, 폴리스티렌 등과 같은 다양한 지지표면에서 인산화칼슘 결정이 손쉽게 자랄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한 기존 기술로는 코팅이 불가능하였던 폴리에스터 섬유, 나일론, 셀룰로오스 등 3차원 다공성 물질 내부에도 뼈미네랄을 손쉽게 형성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공뼈 재생과 같은 의료용 재료뿐만 아니라 차세대 치과용 임플란트용 표면 소재 개발과 같은 다양한 응용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독일에서 발간되는 재료분야 국제저명학술지인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어리얼즈 최근호(7월 9일자 온라인판)에 인사이드 커버논문으로 게재됐다.
1973년 미국서 방영된 TV드라마 `6백만불의 사나이`에 등장하는 주인공 능력이다. 주인공은 왼쪽 눈 실명과 다리불구가 되자 생체모방 기술을 동원, 신경조직 대신 전자장치를 몸속에 심었다.
이 같은 생체모방 기술이 최근들어 현실화하고 있다.
생체모방 기술은 동물과 식물의 다양한 기능을 원용해 본래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다. 외형적 모방에서 지금은 나노 수준에서 생체내 세포나 단백질 등이 연구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비행기도 새를 모방하는데서 부터 비롯됐을 정도로 인간은 자연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왔다. 단순히 생체의 기능을 다른 재료로 대체하는 수준에서 바이오미메틱스케미스트리(생체모방화학), 바이오일렉트로닉스, 바이오메커닉스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노스웨스턴대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이해신 연구원이 홍합을 이용해 고강도 접착 단백질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또 홍합의 콜라겐 단백질을 이용해 사람의 피부보다 5배나 질기고 16배나 잘 늘어나는 인공피부도 연구 중이다.
국내에서는 범정부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전략에 따른 휴먼인지환경 분야 융합 신기술 개발에 시동이 걸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신기술융합형 성장동력 사업으로 지난해 발족한 휴먼인지환경 사업본부(본부장 강대임)가 본격 운영에 들어간 것.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정부 및 민간투자분을 합쳐 총 69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
이 사업본부에는 소자 및 인지시스템 융합연구단, 의료인지 융합연구단, 실내공기청정 융합연구단을 중심으로 한국기계연구원, 충남대학교, 경북대학교 등 15개 기관 20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향후 5년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휴먼인지환경 분야 융합형 원천기술로 휴먼 인터페이스 기술, 감각보조시스템, 알츠하이머 및 뇌졸중 조기진단기술, 신경세포 기반 뉴런칩 센싱기술, 초미세입자제거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전략기술로 생체모방 소프트 모핑 로봇, 에너지 · 자원 생산시스템을 개발한다.
센서 및 통신기술을 보유한 ETRI와 MEMS(초미세기계가공) 및 생체모방기술을 보유한 기계연, 촉각소자 및 제시기술력의 표준연, 인지 · 감성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KAIST, 충남대, SM인스트루먼트, 미성포리테크 등이 참여해 시각 및 청각 장애우, 노약자의 감각을 지원할 `아이헬퍼`(듣는안경)와 `이어헬퍼`(보는 이어폰)를 개발 중이다.
`아이헬퍼`는 시각장애인 감각보조시스템으로 ETRI서 개발한 첨단 카메라에 표준연의 촉각기술을 결합했다. `이어헬퍼`는 안경에 부착한 마이크로폰을 통해 얻은 소리정보를 시각적으로 나타내게 된다.
ETRI와 웨이투텍은 곤충의 격자 눈을 모방한 고시야장 시각센서도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 이미지 센서의 멀티 어레이와 LED근거리 통신, 네비게이터를 융합해 시각센서를 구현하자는 것.
초소형 생체모방 청각소자와 음장 가시화 기술도 있다. 이는 청각정보를 실시간 시각화하는 디스플레이 기술과 청각 보조장치를 접목해 풀어가고 있다.
또 표준연과 KAIST, 미성포리테크는 접촉하는 물체의 강성과 열전도도를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통합촉각소자를 개발 중이다.
충남대 손진훈 교수 등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를 위한 감성처리 시스템 개발을 통해 거짓과 정서장애 등을 판별하는 시스템을 사업화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강대임 휴먼인지환경 사업본부장은 “시각, 청각, 촉각 센서와 인지 · 감성시스템 등의 부문에서 창의적인 원천기술이 확보될 것으로 본다”며 “차세대 PC 개발과 입는 컴퓨터 개발, 군인의 감각보조 시스템 개발, 개인별 맞춤 무인 서비스 등 생체모방 작업을 통해 응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포스텍 차형준 교수(39 화학공학과) 연구팀은 해양수산부의 해양신물질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홍합의 접착단백질을 활용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접착제의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차 교수팀은 홍합이 족사라는 실 같은 물질로 접착단백질을 분비, 바위에 붙어있는 원리를 이용해 두 가지 이상의 단백질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생체 접착소재를 개발했다. 홍합의 발에서 분비되는 ‘fp-5}단백질에 접착과 코팅작용을 하는 ‘fp-1}단백질의 반복서열을 도입, 그동안 실용화에 있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분리정제과정을 정리, 접착능력을 유지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하이브리드 접착소재는 현재 40mg을 이용할 경우 1㎠의 면적 위에 약 10㎏의 물체를 접착해 들어올릴 수 있는 효과를 갖고 있다. 이 소재는 다양한 생체활성 펩타이드를 도입해 일반용품에서부터 고부가가치의 의료용 접착제, 약물전달, 세포배양용 고정화 물질에 이르기까지 다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기존 의료용 접착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발암가능성과 독성을 갖고 있는 화학접착제 시아노아크릴레이트(Cyanoacrylate)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의료용 접착제로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 기술은 국제 PCT특허로 출원했으며, 연구결과는 생체소재분야의 권위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스(Biomaterials)’ 8월호와 10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차형준 교수는 “홍합의 접착단백질을 활용하면 기존 물질보다 안전하고 성능이 우수한 저렴한 생체접착제를 제작할 수 있다”며, “세포 및 조직배양과 같은 비의료용 접착소재 상용화 착수를 시작으로 의료용 접착제 실용화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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