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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우주탐사

美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화성 표면서 신호등과 공 모양 물체 발견 (조선일보 2014.09.28 17:54)

美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화성 표면서 신호등과 공 모양 물체 발견

 


	NASA 제공
NASA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화성 표면에서 공과 신호등 모양의 물체를 잇달아 발견했다고 AP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나사에 따르면 구형(球形) 물체는 지난 11일 큐리오시티에 장착된 카메라 ‘마스트캠(Mastcam)’이 촬영했다. 공 모양 물체가 화성 표면에 놓여 있는 모습이다.

나사 관계자들은 이 물체가 직경 1cm 크기의 결핵체(結核體·광물이 지하수에 용해돼 둥근 자갈처럼 굳어진 덩어리)일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이 공 모양 물체가 결핵체로 밝혀진다면, 한 때 화성에도 풍부한 양의 물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또 다른 증거가 된다.

큐리오시티가 공 모양 결핵체를 촬영한 지점은 오래전 호수 바닥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나사는 밝혔다.


	NASA 제공
NASA 제공
큐리오시티는 또 최근 화성을 탐사하면서 땅에서 튀어나온 신호등 모양의 형상도 포착했다. 나사는 이 물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영국 영상 저널리스트 조 스미스는 촬영된 물체의 길이가 30cm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들은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게일 분화구 중심부에 있는 샤프산(Mount Sharp·5500m)을 등반하면서 포착한 풍경이다. 큐리오시티는 샤프산 지각 표면에 드릴로 6.7cm 깊이의 구멍을 뚫어 암석 표본 수집 작업을 수행 중이다.

2011년 11월 발사된 큐리오시티는 2012년 8월 게일 분화구 부근에 착륙했다. 이후 15개월 동안 8km를 이동하며 화성을 탐사 중이다.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화성 표면 시추를 시도했지만, 표면이 단단해 실패한 바 있다.

큐리오시티는 지난 19일 마침내 부드러운 토양을 발견해 화성 지표면에 구멍을 뚫었다.

나사 관계자는 “큐리오시티가 수행 중인 드릴 작업을 통해 화성의 산이 어떤 물질로 구성돼 있고, 환경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도 탐사선 잇단 궤도 진입… ‘화성 전쟁’ 시작됐다

(경향신문  2014-09-29 06:46:24)

ㆍ미국 ‘메이븐’ 초정밀 과학장비로 화성 대기가스 분석
ㆍ인도 ‘망갈리안’은 아시아 최초… 지표면 촬영 등 임무
ㆍ일본·중국은 실패… 프랑스·이탈리아 합작 탐사 추진

 

미국과 인도의 화성 궤도 탐사선이 사흘 차를 두고 잇따라 화성 궤도에 들어갔다. 두 탐사선 모두 인공위성처럼 화성의 공중에 떠서 화성 주변을 돌며 탐사한다.

지난 24일 진입한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Mangalyaan)은 인도가 발사한 것으로, 아시아 최초다. 앞서 21일 화성 궤도에 들어간 메이븐(MAVEN)은 미국이 발사했다. 주 목적은 화성 대기를 정밀히 탐사하기 위한 것이다.

인도와 미국이 비슷한 시기에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며 화성이 오랜만에 북적이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제공한 상상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미국 화성탐사선 메이븐이 화성 주위를 돌고 있다. | NASA 제공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위치한 사티시다완 우주센터에서 지난해 11월6일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을 실은 발사체 PSLV-C25가 우주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 인도우주개발기구 제공


■ 2대가 몰려들다

힌디어로 ‘화성 탐사선’을 뜻하는 망갈리안의 안착은 인도 우주 탐사의 쾌거다. 과거 일본과 중국은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인도의 인도우주개발기구(ISRO)는 2008년 달에 탐사 위성을 발사하는 데 성공한 이후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을 단번에 성공했다.

망갈리안은 위성에 실려있는 탑재체 무게가 15㎏ 정도에 불과하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실 실장은 “화성의 대기나 지표면 정보를 수집하는 카메라나 분광기(빛의 파장이나 세기를 분석하는 장비) 정도의 기초적인 장비가 실려있다”며 “과학적 연구보다는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제작된 탐사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이븐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작품이다. NASA는 여러 번 화성에 탐사선과 로버(지표면을 탐사하는 로봇)를 보낸 베테랑답게 메이븐에 초정밀 과학장비를 실었다. 탑재체 무게는 망갈리안의 4배에 달하는 65㎏이다.

메이븐은 ‘화성 대기와 휘발성 진화(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의 약자다. 초기 화성에 존재했던 물과 메탄 등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화성 대기 상공 100㎞의 가스 성분을 분석한다.

화성은 만들어진 지 10억년 뒤 중심의 핵이 식어버리면서 차가워졌다. 이 과정에서 자기장이 사라져 태양풍(태양에서 방출된 입자 덩어리)을 막지 못했다. 태양풍은 화성 표면에 있던 물을 말리고 대기 중 메탄과 이산화탄소 등을 날려버렸다. 화성은 지금도 태양풍을 맞아 대기 중으로 입자를 날려보내고 있다. 메이븐은 화성이 대기 중으로 날려보내는 입자의 양도 측정하게 된다.

미국이 화성 대기 탐사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서 얻어진 연구자료는 화성의 역사와 기후,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2년마다 돌아오는 기회

미국과 인도의 화성 탐사선이 비슷한 시기에 화성에 몰려든 이유가 있다. 2년마다 돌아오는 한달간의 ‘발사 가능 시간대(launch window)’가 있기 때문이다. 인도 망갈리안과 미국 메이븐은 모두 발사 가능 시간대인 지난해 11월 발사됐다.

화성과 지구의 직선 거리는 시시각각 바뀐다. 지구와 화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각각 공전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는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2억㎞ 정도지만 2.135년(780일)마다 한 번씩 거리가 5500만㎞로 줄어든다.

화성 탐사선은 지구에서 화성 방향으로 직선으로 비행하면 가장 가깝지만 사실상 이는 불가능하다. 막대한 양의 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탐사선은 화성과 지구가 수평을 이루는 지점을 타원형으로 연결하는 ‘호만 전이 궤도(Hohmann transfer orbit)’를 이용해 비행한다. 먼저 발사체를 이용해 탐사선을 지구 공전 방향으로 쏘아올린다. 탐사선은 지구 공전 궤도에 올라타 지구의 공전 속도(초속 29.78㎞)와 맞춘다. 이 궤도를 따라 돌며 속도를 유지한 뒤 자체 엔진을 한 번 더 점화해 화성의 공전 궤도로 갈아탄다. 지구 공전 궤도에서 초속 2.95㎞만 더 내면 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량이 적다.

메이븐과 망갈리안은 모두 지난해 11월 발사돼 이 호만 전이 궤도를 타고 10개월 만에 화성에 도착했다. 메이븐은 지난해 말 미국 정부가 우주 개발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발사되지 못할 위기였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발사 시기를 놓치면 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판단 아래 긴급 재정을 투입해 발사를 강행했다.

2011년 11월도 발사 적기였다. 미국 화성 탐사 로버인 큐리오시티와 러시아 무인 화성 탐사선인 포브스-그룬트, 중국 화성탐사선 잉훠 1호가 잇따라 발사됐다. 셋 중 유일하게 큐리오시티만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 제2의 지구

화성은 자전 주기가 24시간37분으로 23시간56분인 지구와 비슷하다. 자전축도 23.4도 기울어진 지구와 비슷하게 25도 기울어져 있어 계절 변화도 있다. 물이 존재했던 가능성이 있어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제2의 지구로 불린다.

화성은 수십억년 뒤 지구의 모습이기도 하다. 최기혁 실장은 “먼 미래에 지구의 핵이 식었을 때를 연구할 경우 과학자들은 화성을 모델로 삼는다”며 “화성의 지표 아래에 물이 얼음처럼 존재했고 대기가 사라진 이유를 밝혀내면 지구의 미래 환경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류가 우주로 이주할 때 제일 먼저 갈 행성으로 단연 화성이 손꼽힌다. 미국은 장기적으로 화성으로 인류를 이주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화성에서 암석을 채취해 지구로 귀환하는 프로젝트 ‘샘플 리턴’을 추진 중이다. 화성에 외계 생물체가 사는지 지구에서 밝혀내기 위한 프로젝트다.

미국 외에 세계 각국도 화성 탐사에 나서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합작 우주항공기업인 아스트리움은 2018년에 자체 개발한 화성탐사로봇 엑소마스(ExoMars)를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중국도 화성탐사선을 2020년까지 발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