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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천문학

우주탄생 직후 찰나의 증거 찾았다…우주 급팽창 (조선일보 2014.03.18 11:25)

우주탄생 직후 찰나의 증거 찾았다…우주 급팽창

 

빅뱅(대폭발) 이후 우주가 팽창 진화하는 과정. HETDEX 제공
빅뱅(대폭발) 이후 우주가 팽창 진화하는 과정. HETDEX 제공

 

과학자들은 우주가 빅뱅(Big Bang·대폭발)으로 탄생한 지 10-43초 이전의 일을 아직 설명하지 못한다. 빅뱅 10-35초 후에는 우주가 부풀기 시작해 10-32초 후에 1030배로 뻥튀기됐다. 이것이 대폭발 후 우주의 급팽창을 뜻하는 인플레이션(급팽창) 이론이다.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17일(현지시각) 약 138억년 전 대폭발 이후 지금과 같은 우주가 생긴 우주 인플레이션의 직접적 증거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가 우주 인플레이션의 증거로 ‘중력파’를 탐지했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 운동을 할 때 방출되는데, 전하를 가진 전자를 흔들어 주면 전자기파가 방출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중력파의 존재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예측됐고 이론상으로 존재했지만 직접 검출은 성공한 적이 없었다.

보통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매우 질량이 큰 쌍둥이별의 움직임 등으로 큰 규모의 중력파가 발생하면 시공간의 조직에 변화가 생기고, 이에 따라 두 점 사이의 거리가 미세하게 변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중력파를 직접 검출하려면 이때 정지해 있는 두 점 사이의 거리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중력파를 직접 검출한 사례는 아직 없다.

연구자들은 남극에 설치한 바이셉2(BICEP2)라는 관측 장비로 우주 전체에 가득한 ‘우주 마이크로웨이브 배경 복사’의 편광을 분석해 중력파의 패턴을 파악했다.

연구자들은 빅뱅 직후 찰나의 순간에 중력파가 특징적인 흔적을 남겼으며, 그 흔적이 우주 배경 복사에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발표는 이 인플레이션 우주론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초기우주가 만들어낸 중력파를 검출한 것으로 빅뱅부터 현대우주까지의 인과관계를 잘 설명하는 직접적인 관측적 증거라고 연구진은 소개했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가 이번 세기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비 로엡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대폭발 직후 초기 우주가 급팽창했다는 증거를 가졌다는 점과 함께 언제 급팽창이 일어났고 얼마나 강력했는지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날 오전 “우주가 빅뱅으로 만들어졌으나 현재의 우주와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는 어려웠다”며 “가설에 불과했던 인플레이션 이론이 검증됨으로써,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고자 도입했던 가정이 정설임이 밝혀졌다” 고 말했다.

천문학계는 유럽우주국(ESA)의 플랑크위성은 올해말 이번 연구 결과를 검증에 들어가고 우주배경복사를 연구하는 일본의 라이트버드 위성이 구체적인 우주 초기조건을 알려주면 생성 초기 우주의 모습을 좀더 구체적으로 알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