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아이디어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53] 强風에도 뒤집히지 않는 우산 (조선일보 2013.07.19 03:06)

[정경원의 디자인 노트] [53] 强風에도 뒤집히지 않는 우산

 


	강풍에도 뒤집히지 않도록 유체역학의 원리에 따라 디자인된‘센즈 우산’ 사진

강풍에도 뒤집히지 않도록 유체역학의 원리에 따라 디자인된‘센즈 우산’.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우산 때문에 기분을 잡치는 경우가 많다. 비바람이 세게 불면 우산이 쉽게 뒤집어지거나 우산살이 꺾여 낭패를 보기 쉽다. 특히 2단으로 접는 우산은 표면적이 좁아 빗물에 젖기 쉬운데도 불구하고, 디자인을 혁신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네덜란드의 '센즈'라는 회사가 만든 우산은 색다른 디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접혔을 때는 다른 우산과 비슷하지만, 펼치면 양쪽 면의 반지름이 각기 다른 타원형이라 원형인 우산들과 크게 다르다. 보통 우산처럼 8개의 살로 지탱하지만 유체역학의 원리에 따라 두개의 살은 길고, 두개는 짧아 시속 100㎞의 강한 비바람에도 잘 견딜 만큼 튼튼하다. 또한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에는 양산으로도 제격인데, 'UPF 50+' 자외선을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다. 우산살이 남들의 눈을 찌르지 않게 해주는 '아이 세이버' 기능도 있다.

이 독창적 우산은 산업디자인공학도였던 거윈 후겐둔(Gerwin Hoogendoorn)의 대학 졸업 프로젝트였다. 2004년 거윈은 일주일에 세 번이나 우산이 뒤집어지는 경험을 한 뒤 우산을 졸업연구 프로젝트의 주제로 선정했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고 우산 업체의 지원도 없었지만 거윈은 새로운 개념의 우산을 디자인해 성공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대학 동창생 두 사람과 함께 센즈를 창업해 상품화에 나섰다.

2006년 출시된 우산은 단 9일 만에 미리 만들어놓은 1만개가 모두 팔렸다. 네덜란드의 새로운 특산품이 된 이 우산은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독일의 'iF'(금상), 미국의 'IDEA'(금상), 일본의 '굿 디자인상' 등을 석권했다. 일상적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곧 새로운 비즈니스의 씨앗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