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서 나온 3m 기생충…충격적 생김새 보니 (서울신문 2014-02-26)
항문서 나온 3m 기생충…충격적 생김새 보니
한양대 ‘국내 최장 소아 기생충’ 광절열두조충 발견 보고
열 세살난 남자아이 몸에서 길이가 3m가 넘는 기생충이 발견돼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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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미경으로 본 촌충의 모습. |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용주 교수는 최근 13세 남자 아이의 항문에서 무려 3.5m 길이의 기생충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의료진은 이 기생충이 나오다가 중간에 끊겨서 실제로는 더 길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학계에는 지금까지 이런 소아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다.
의료진에 따르면 평소에 부모와 같이 생선회를 즐겨 먹었던 이 남자 아이는 항문 밖으로 기다란 기생충이 기어나오고, 피로감도 심해져서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외래 진료를 받았다. 외래 진료에서 분변검사를 받은 이 남자 아이의 변에서는 ‘광절열두조총’이라는 기생충의 충란이 관찰됐다.
진료를 담당한 김용주 교수는 “이 어린이의 몸속에 있는 기생충을 육안으로 관찰하기 위해 시약을 복용시킨 후 기생충이 항문 밖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린 끝에 한 마리를 체외 배출시켜 육안적 관찰소견을 확보했다”면서 “조심스럽게 잡아당기며 빼낸 길이가 3.5m 정도이고 그 정도까지 체외로 빼내는 과정에서 중간에 끊겼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어린이는 평소 생선회를 즐겨 먹었고, 생선회에 있던 광절열두조충에 감염되었을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광절열두조충은 온대지방이나 북극에 가까운 곳에 분포하는 촌충의 일종으로, 러시아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이 유행지로 알려져 있다. 주요 종숙주는 사람으로, 사람의 장에 사는 광절열두조충의 알은 사람의 대변과 함께 변기에 떨어지고, 하수시스템으로 타고 물로 들어간다. 체외로 배출된 충란은 수중에서 코라시듐 (50㎛)까지 성장하고, 제1 중간숙주인 물벼룩에 섭취되었다가 다시 제2 중간숙주인 반담수어에 섭취된다. 제2 중간숙주는 아시아 대륙에서는 주로 농어류, 일본에서는 송어, 연어 등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연어, 숭어, 농어, 송어 등이다. 광절열두조충의 두절에서 흡구나 갈고리는 관찰되지 않고 길쭉한 틈이 있어 위장관 중 주로 소장에 흡착하여 기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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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평소 시중에 처방 없이 구입하는 기생충 약은 광절열두조충 같은 조충류 기생충을 제거하지는 못하므로 일반적 기생충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한다고 해서 이런 기생충까지 박멸되는 것이 아님을 일반인이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냉동살균처리 되지 않은 활어회나 생선요리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국내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분변검사를 필수항목으로 포함시켜 시행한다면 다양한 기생충 질환이 조기에 진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대女, 살 빼려고 기생충 골라먹었다가 결국…
(서울신문 2014-02-25)
기생충부터 인육까지 먹었다…인류의 숙원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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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유행한 기생충이 들어간 다이어트 약 |
날씬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기록에 따르면 2000년 전 고대 로마·그리스인들도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고 한다. ‘다이어트’(Diet)의 어원이 그리스어 ‘디아이타’(Diaita)에서 유래한 것도 이런 이유다.
물론 지금처럼 날씬해지기 위한 다이어트가 시작된 것은 19세기부터다. 산업혁명이 만든 풍요는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자극했고, 다이어트를 하나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됐다. 당시에도 속성 다이어트나 체중감량 비법(秘法), 연예인 다이어트 같은 ‘독특한 살빼기 방법’들이 유행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1930년대 미국에서는 일명 ‘기생충 다이어트’가 유행했다. 소고기에 기생하는 ‘촌충’(인체의 장내에 기생하는 곤충)을 먹어 살을 빼는 방법이다. 원리는 알약에 담겨 장까지 도달한 기생충이 소화가 덜 된 음식물을 흡수하는 것으로 실제 체중 감소 효과도 있었다고 한다. 일단 원하는 체중에 도달하면 기생충 약을 복용해 촌충을 몸 밖으로 배설하면 된다. 문제는 촌충이 장기 속에서 최대 9m까지 자라는 탓에 두통이나 시력 감퇴 같은 부작용부터 척수염, 간질, 치매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기생충 다이어트 붐이 일면서 연예인을 등장시킨 광고까지 신문에 나올 정도로 기생충 약은 불티나게 팔렸다.
약물 다이어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독성물질까지 ‘신비의 묘약’으로 둔갑해 팔리는 일도 벌어졌다. 사약(死藥) 재료로 주로 쓰이는 비소가 대표적이다. 비소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암페타민의 효과를 가져 몸무게를 줄여 준다. 물론 다이어트 약에는 소량의 비소 성분만 들어 있지만 때때로 살을 많이 빼려고 약을 과다 복용해 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는 일도 흔했다.
역사상 최초로 유명인의 이름을 타고 대중적인 인기를 끈 다이어트 약물은 식초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1788~1824)은 지금의 가수나 배우처럼 꽃미남 외모로 유명했다. 바이런은 평소에도 날씬한 외모를 유지하려고 식초를 통째로 마시거나 식초에 절인 감자를 먹었다. 구토 증세와 설사 탓에 웬만큼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다. 바이런을 너무나 사모했던 영국의 젊은이들은 창백하고 마른 그의 외모를 따라 하기 위해 앞다퉈 식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심지어 빅토리아 여왕도 따라 했다고 하니 식초 열풍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단순히 음식을 오랫동안 씹어서 살을 빼는 다이어트도 있었다. 미국의 운동선수 호레이스 플래처(1849~1919)는 영양분을 모두 흡수할 만큼 충분히 음식을 씹고 나서 남은 찌꺼기를 뱉어 내면 살이 찌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이름을 따라 ‘플래처리즘’이라는 단어도 만들어 냈다. 음식에 따라 씹는 횟수는 다르지만 양파(샬럿)의 경우 최소 700번은 씹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살 빼기에도 유리한 이 다이어트법은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체코의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 등 유명인들도 따라 했다고 전한다. 남은 섬유질을 모두 뱉어 내기 때문에 화장실은 2주일에 한 번만 가도 된다. 심지어 변은 냄새도 거의 나지 않았다. 플래처는 이 방법을 알리기 위해 직접 변을 들고 다니며 주위에 홍보하기도 했다.
산업혁명에 따른 대량생산 체제로 새롭게 주목받은 다이어트법 중에는 고무 속옷을 입는 것도 있었다. 미국 남북전쟁(1861~1865)을 배경으로 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 역을 맡은 비비언 리가 잘록한 허리를 만들기 위해 착용하는 코르셋도 이 고무 속옷의 일종이다. 탄력이 있으면서도 단단한 고무 속옷을 착용함으로써 지방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육중한 무게 탓에 가만히 있어도 땀을 쉽게 흘려 살을 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남녀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유행했지만, 과하게 몸을 조이다 뼈가 으스러지거나 장시간 착용해 피부가 괴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지난달 27일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을 사회면 주요 기사로 실었다. 약물 다이어트 유행을 틈타 중국에서 인육(人肉)이 든 약을 운반해 온 중국 유학생 2명이 한국 경찰 당국에 적발됐다는 보도였다. 엽기적이기로는 이전의 사례에 뒤지지 않는다. 효과만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약이 팔리는 탓에 이 같은 촌극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