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명 류동학의 東洋學산책 .37] 십이운성으로 본 안철수의 대선운세 (영남일보 2012-10-18 07:10:10)
[혜명 류동학의 東洋學산책 .37] 십이운성으로 본 안철수의 대선운세
십이운성이라는 용어는 일명 포태양생법(胞胎養生法), 절태법(絶胎法)이라고도 한다. 운세의 강약을 인간의 일생에 비유하여 12가지로 표현하는 것인데, 불교 윤회사상(輪廻思想)의 영향이 명리학에 접목된 것으로 보인다. 사주명리학에서 활용하는 십이운성법은 천간의 왕상휴수사(旺相休囚死)를 달리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10개의 천간이 12개의 지지를 만났을 때 기(氣)를 얻거나 잃는 과정을 인생의 흐름과 비교하여 탄생 및 성장과정과 소멸하고 재생하는 과정을 12단계로 파악하여 표현하는 방식이다.
십이운성의 원칙은 절(絶)부터 시작하여 태(胎)·양(養)·장생(長生)·목욕(沐浴)·관대(冠帶)·건록(建祿)·제왕(帝旺)·쇠(衰)·병(病)·사(死)·묘(墓)의 순으로 순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건록은 임관(臨官)이라고도 하며, 묘는 장(藏)이나 고(庫)라고도 표현한다. 지지가 건록이나 제왕을 나타내면 기가 매우 강함을 알 수 있다.
안철수 후보의 사주는 다음과 같다.
시주 | 일주 | 월주 | 년주 | |
丙火 | 乙木 | 壬水 정인 | 壬水 정인 | 천간 |
戌土 | 未土 편재 | 寅木 겁재 | 寅木 겁재 | 지지 |
辛丁戊(신정무) | 丁乙己(정을기) | 戊丙甲(무병갑) | 戊丙甲(무병갑) | 지장간 |
묘 | 양 | 제왕 | 제왕 | 12운성 |
십이운성의 이론에 의하면 안 후보는 제왕성이 두 개인 점이 특이하다. 제왕(帝旺)은 십이운성 가운데 최대로 강렬하고 왕성한 운성이다. 탄생의 별인 장생에서 출발하여 목욕과 관대를 거쳐 건록까지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최고 정상에 올랐으니 지혜도 절정에 달하고, 요령과 수완이 비상하여 어떤 이해관계에도 주도권을 장악하고, 배짱도 두둑하여 웬만한 일에도 흔들림이 없는, 마음이 매우 대범한 인물이다. 세상살이에 통달한 강인한 정신력과 능수능란한 처세를 가진 프로페셔널한 인물이다.
제왕은 젊어서 독립하여 곧바로 권위를 얻을 만큼 조직의 장이나 CEO형 인물이지만, 자존심이 매우 강하여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 특히 처세술이 발달하여 만인이 우러러보고 추종하는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학술이나 기능 분야에서 1인자가 되어 명성이 천하에 떨치게 된다.
그러나 제왕은 최고 운성의 별이기 때문에 보기와는 달리 내면적으로는 남으로부터의 경쟁이나 추격을 의식하고 고독감이나 초조감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또한 진정한 내면을 절대로 드러내지 않는 이중적인 완벽주의자라서 내면은 고독하고 외로운 면이 많다. 이 때문에 애매모호한 표현보다는 보다 선명한 정책노선으로 솔직하게 국민에게 다가서는 모습이 더욱 더 좋다고 본다.
경술월은 유리한 국면이 전개되어 11월 초까지는 유리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신해월(辛亥月·양력 11월 초순 이후 한 달)이 되면 수많은 변화와 단일화 등의 제의로 고뇌가 깊어지고, 임자월(壬子月·12월7일 이후)로 접어들면 더욱 강한 에너지가 들어와서 기호지세(騎虎之勢)의 형국으로 멈추기도 힘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즉 안 후보에게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상태가 되어 불리한 결과를 드러내게 된다.
[혜명 류동학의 東洋學산책 .38] 미륵신앙과 안철수 현상
(영남일보 2012-11-15 07:18:30)
미륵신앙은 미륵보살이 이 세상에 미륵불(彌勒佛)로 출현하여 세상을 구원한다는 신앙이다. 미륵신앙은 미륵보살이 현재 머물고 있는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상생신앙(上生信仰)과 미래에 인간세계에 태어나 중생을 교화할 미륵불의 구원을 갈망하는 하생신앙(下生信仰)이 있다. ‘미륵상생경’ ‘미륵하생경’ ‘미륵성불경’의 ‘미륵3부경(彌勒三部經)’을 미륵신앙에서 중시한다. 특히 ‘미륵하생경’은 미륵이 이 세상에 나와 세상을 구원한다는 신앙을 담고 있으며, 혁명사상을 내포하여 중국과 한국에서는 민중의 지지를 얻었다.
미륵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입멸한 뒤 56억7천만년을 지나 다시 이 사바세계에 출현하여 화림원(華林園) 안의 용화수(龍華樹) 아래서 성도하여, 3회의 설법으로 석존의 교화에서 빠진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 이 법회를 ‘용화삼회(龍華三會)’라고 한다.
새로운 세상을 약속한 미륵신앙이 고통스러운 현실을 살아가던 민중에게 위로가 되었기 때문에, 미륵신앙은 웬만한 마을에 미륵이라 불리는 돌부처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민중 속에 깊이 파고든 신앙이다. 현재 미륵에 관해서는 미륵보살(彌勒菩薩)과 미륵불(彌勒佛)의 두 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신라는 하생신앙이 매우 성행하여 미륵이 화랑으로 하생했다고 봤다. 삼국시대에 미륵하생신앙이 성행한 원인은 삼국통일을 위한 전쟁으로 암울한 현실에 처한 백성들이 구원을 갈망했기 때문이다. 원효(元曉), 원측(圓測), 대현(大賢), 의적(義寂), 경흥(憬興) 등의 학문적인 노력으로 미륵신앙은 아미타신앙과 결합되어 민간에 널리 유포되었다.
한편 혼란한 후삼국시대의 사회상 속에서 미륵신앙은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후백제의 견훤은 금산사 미륵불이 바로 자신이라 주장했다. 또 태봉의 궁예는 미륵불을 자칭했으며, 두 아들을 협시보살로 삼아 미륵관심법(彌勒觀心法)을 행한다며 대중을 현혹하기도 했다.
조선 후기에 들어와 성리학적 질서의 모순이 심화되면서 미륵신앙은 고통받는 백성을 구원해 주는 기복신앙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새로운 이상사회가 도래한다는 변혁사상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미륵신앙이 갖는 변혁의 논리는 민중의 이상사회 구현에 대한 희망과 맞물려 나타난다. 이는 이른바 미륵불이 하생하여 이상향, 즉 용화세계를 구현할 때 이루어진다고 믿는 ‘미륵하생신앙’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러한 미륵하생은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질곡의 세계인 현실을 완전히 부정하는 데서 비롯한다. 그러므로 미륵하생은 그 자체로 ‘메시아의 출현’이라는 혁명적 이념의 논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기존 여·야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이 지난해 불기 시작하여 미륵을 염원하던 국민들로 하여금 ‘안철수 현상’을 낳았다. 기존 정치권에 대항하여 신선한 바람이 불기를 기원하던 많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안철수라는 무소속 후보가 등장하여 두 달 여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야권단일화라는 카드로 협상이 진행 중인데, 과연 어떤 내용으로 질곡의 현실세계를 타파하고 이상사회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충족시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