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輸血(수혈)실수가 부른 소방관의 죽음 (조선일보 2013.06.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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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 28. 21:19
輸血(수혈)실수가 부른 소방관의 죽음
29년 前 근무 중 부상… 병원 실수로 '肝炎 피' 받아
만성간염 앓게 된 뒤 결국 간경화·간암으로 악화…
이달 초 30년 지켜온 소방복 벗어… 고통 못이겨 투신
진화 작업 중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다 병원 측 실수로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방관이 결국 간암에 걸려 고통받다 명예퇴직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6일 오전 8시 50분쯤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전직 소방 공무원 안모(56)씨가 자기 집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안씨는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안씨가 광주남부소방서에서 근무하다 최근 간암 말기 진단을 받은 뒤 지난 3일자로 명예퇴직했으며, 이후 집에서 통원 치료를 받으며 투병해왔다"고 밝혔다.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은 "안씨가 29년 전 화재 진압 중 부상을 입고 수술받다 B형간염 보균자의 피를 수혈받은 뒤 간염과 간경화로 20년 넘게 고통받아왔다"고 말했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에 들어갔으나, 병원 측 실수로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피를 수혈받게 됐다고 유족은 말했다.
이 때문에 만성간염을 앓게 된 안씨는 꾸준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중반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결국 2011년 5월엔 간암 진단을 받은 뒤 동료들 모르게 치료를 받으며 병마와 싸워왔지만 최근 병세가 악화되면서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졌다. 안씨는 이달 초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30년간 입었던 소방복을 벗었다.
안씨는 투병 중에도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온 모범 소방관이었다고 동료들이 전했다. 안씨는 퇴직하며 동료들에게 남긴 글에서 "직장과 동료들에게 조금이라도 폐를 끼치지 않을 때 떠나기로 했다. 소방 현장에서 부상을 입어 고통 속에 살아가는 소방 공무원들의 비애를 알아주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한 동료는 "투병 중에도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신경 쓰는 깔끔한 성격이었다"며 "그의 안타까운 죽음이 재난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대원들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씨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시신을 유족에게 넘기고 수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