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에너지, 토륨 원전이 현실로 (
꿈의 에너지, 토륨 원전이 현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대신할 미래 에너지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를 억제하고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방식은 역시 핵분열에 의한 방법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적어도 2050년까지는 핵에너지를 대체할 구체적이고 대대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냉각시스템 필요 없어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원자로에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복잡한 냉각 시스템이다. 이러한 요인이 1979년 스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 원전사고와 지난해 일본에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대안으로 토륨(Thorium) 연료를 사용하는 원자로를 꼽고 있다. 이를 위해 수십 억 달러가 이미 투자된 상태이며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그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가압수형 원자로로 불리는 냉각시스템 방식은 지난 60년 동안 급진전을 이뤘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냉각을 위해 과열된 물에 의존하는 압력솥과 같다. 예를 들어 발전소가 잠기는 쓰나미, 냉각수를 유입하는 전동기의 가동 중단 등 어떤 이유로든 그 과정이 중단되면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
폐기물 방사능도 수백 년 내에 사라져
이러한 문제 외에도 기존의 핵에너지는 수십만 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돼야 하는 방사능 폐기물 그리고 독재자나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은밀히 개발할 수 있는 위험 등 여러 문제들을 안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왔다.
이러한 원자로에서 발생한 폐기물의 방사능이 수백 년 뒤에 사라지면 좋지 않을까? 믿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러한 원자로 건설은 실제로 가능하며,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진이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연구중이다. 이렇게 차별화된 훌륭한 원자로를 만들 수 있는 원소가 바로 토륨이다.
그러면 원자번호 90인 희토류 토륨은 어떤 원소일까? 방사능이 낮은 이 물질은 1828년 스웨덴 화학자 옌스 야코브 베르셀리우스(Jons Jakob Berzelius)가 처음 발견했다. 북유럽 천둥의 신인 토르(Thor)의 이름을 따 토륨으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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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토륨. 지각에는 우라늄보다 4배정도 많다. ⓒ위키피디아 |
토륨은 핵분열성 물질은 아니지만 원자로 연료 사이클에서 토륨으로 핵분열성의 우라늄-233을 생성할 수 있다. 토륨 원자로의 주요 3가지 장점은 안정성, 안보, 저렴한 비용이다. 환경에 대한 안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이점들이 있다.
토륨 액체 연료의 경우, 과열로 인해 물질이 팽창하고 방사성 입자가 더 많이 분리되기 때문에 핵분열 과정 속도가 둔화된다. 이렇게 되면 용융염(鎔融鹽 molten salt: 용융해서 액체가 된 염수)이 냉각된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비용이나 위험 가능성을 접어도 된다.
다음으로 액체연료 토륨 원자로는 전기 터빈 발전기를 가동하기 위해 물이 아니라 이산화탄소와 같은 일반 가스(common gas)를 사용한다. 따라서 누출이 되면, 가스는 곧 날아가고 용융염은 화산 용암처럼 순식간에 식어 비활성 상태가 된다.
또한 토륨 원자로는 공랭식이기 때문에 지진이나 쓰나미 위험이 큰 호수나 해안 근처에 위치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봉인된 지하 원자로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그리고 이 원자로는 현재 사용하는 우라늄 및 플루토늄 원자로보다 방사능 폐기물을 훨씬 덜 만들어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폐기물도 수십 만 년이 아니라 300년 후에는 사실상 무해하다는 점이다.
발전 및 운영비용 우라늄 발전소보다 저렴
토륨을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소는 비용 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 원자로 건설비용이 우라늄 원자로 건설비용보다 낮다. 우라늄 원자로는 극도의 고압에서 가동되며 정교한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1기가 와트의 전력을 생산하는 우라늄 연료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드는 총비용은 대략 11억 달러 선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토륨 액체 연료 원자로를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은 2억 2,000만 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 비용도 우라늄 발전소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기가 와트를 생산하는 우라늄 연료 발전소를 가동하려면 (미국 기준으로) 500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하며, 연간 5천만 달러가 소요된다. 그러나 액체연료 발전소를 가동하는 비용은 우라늄 발전소의 10분의 1수준인 약 500만 달러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의 지각에 있는 토륨은 주석의 3배정도이며 우라늄보다 4배 정도 풍부하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토륨 원자로 계획 파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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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륨을 발견한 스웨덴 화학자 베르셀리우스. 그는 셀레늄과 세륨도 발견했다. ⓒ위키피디아 |
그렇다면 이러한 모든 혜택에도 불구하고, 토륨 원자로가 오래 전에 상용화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50년 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 건설된 시연모델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모델은 예상대로 작동했다. 하지만 수년 뒤 보류됐다. 이유는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핵무기 제작 연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토륨 원자로는 다른 국가에서도 개발됐다. 그러나 스리마일섬과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함께 핵에너지 개발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지면서 모든 계획은 가려졌다.
실제로 지난 20년 동안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청정에너지 솔루션을 찾으려는 노력이 계속됐다. 토륨이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오늘날 수많은 국가와 기업들은 토륨으로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꿈을 좇고 있다.
버지니아 주 맥린(McLean)에 위치한 신생기업으로 핵에너지 분야를 주도하는 라이트브리지(Lightbridge Corporation)는 러시아 연구진과 공동으로 라드코프스키 토륨 원자로(Radkowsky Thorium Reactor)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프랑스의 아레바(Areva)는 2009년 핀란드와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차세대 핵 원자로에서 토륨 연료 사용 여부를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라이트 브리지를 고용했다. 2009년 중반 중국에서는 캐나다 원자력공사(Atomic Energy of Canada Limited)와 공동으로 중국 진산(辰山)에 위치한 핵 원자로에서 토륨을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보도에 따르면 토륨이 풍부한 미국은 이미 앞으로 400년 동안 공급할 수 있는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에너지 수입국이 아니라 세계를 상대로 에너지를 수출하는 주요 공급국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인도는 우라늄은 없으나 토륨 매장량은 세계 최고다.
더구나 안전과 무기 확산에 대한 문제가 상당히 줄어들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이런 형태의 원자력 발전에 대한 폭넓은 수용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반핵 성향의 환경단체들도 이러한 안전한 핵에너지를 조심스럽게 찬성해왔다. 희토류 토륨이 ‘효자 에너지’로 각광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