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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IT 첨단산업

휴대폰으로 영화 1초 만에 다운받는다 (조선일보 2013.05.12 19:01)

휴대폰으로 영화 1초 만에 다운받는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DMC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5세대(5G) 이동통신 송수신 기술을 시험 중이다.(삼성전자 제공)© News1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DMC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5세대(5G) 이동통신 송수신 기술을 시험 중이다.(삼성전자 제공)© News1

 

삼성전자가 현재 사용하는 4세대 통신 기술(LTE·Long Term Evolution)보다 20배 빠른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5세대 통신 기술은 현재 최신 기술인 4세대 이동통신보다 수십~수백 배 빠른 속도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각국 IT 기업들 간의 차세대 통신 기술 개발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2일 초고대역 주파수(28㎓)를 사용해 초대용량(1Gbps 이상) 정보를 송·수신 하는 5세대 통신용 장비를 개발해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사용하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LTE)의 전송 속도는 75Mbps(초당 메가비트)다. 현재 사용하는 기술보다 약 20배 정도 빠른 속도로 정보를 전송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시연한 장비를 이용하면 초고화질(UHD) 영화를 1초 이내에 보내고 받을 수 있다.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아직 국제표준이 없다. 쉽게 말해 여러 국가와 업체가 5세대 통신 기술을 개발 중이며, 이 가운데 일부가 앞으로 표준이 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기술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5세대 통신 장비의 장점은 초고대역 주파수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현재 사용하는 통신 기술은 3㎓ 이하의 저대역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 문제는 3㎓ 이하 대역은 사용 가능한 주파수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통신사와 방송사가 저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신기술은 아무도 사용하고 있지 않은 고대역 주파수(28㎓)를 이용한다. 저대역 주파수는 유연하다. 건물을 만나면 건물을 돌아간다. 반면 고대역 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을 만나면 튕겨나가 버린다. 그래서 저대역 주파수는 전파의 도달 거리가 길고, 고대역 주파수는 짧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는 6㎓ 이상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데이터 송·수신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문제를 수십 개의 안테나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이동통신 장비에는 64개의 안테나가 들어 있다. 이 안테나들이 휴대전화의 위치를 파악해 특정 방향으로 전파를 더 멀리, 더 강하게 보낸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시연한 장비는 전파 도달 거리가 2㎞다. 기존 통신용 장비(1~3㎞)와 큰 차이가 없다.

5세대 이동통신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2020년쯤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이번에 발표한 기술을 포함한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본격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월 5세대 통신 기술 연구를 위해 ‘IMT-2020 프로모션 그룹’을 결성했다. 유럽연합(EU) 집행부도 2020년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5000만유로(약 72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 정옥현 교수는 “2020년쯤 상용화에 들어갈 때쯤이면 5세대 이동통신은 현재 사용하는 4세대 이동통신보다 1000배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