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4, 좋긴 한데…" 최고라는 호칭에 가려진 양면성
전작보다 강한 성능, 새로운 기능으로 무장
플라스틱 소재를 쓴 외형은 경쟁 제품에 뒤쳐져
25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처음으로 본 갤럭시S4는 사진에서 보고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멀리서 보면 전작인 갤럭시S3와 구분하기 어렵지만 손에 쥐고 보면 세부 마감이 좀 더 고급스러워졌다. 동글동글한 갤럭시S3와 달리 군데군데 각이 살아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삼성이 갤럭시S에서 갤럭시S2로 세대교체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바 있다.
화면 디자인(GUI)은 갤럭시S3를 비롯한 이전 제품들과 비슷하지만 작은 변화가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항상 볼 수 있는 검은색 상단 바(Bar)가 바탕화면과 같은 색으로 바뀐 것. 지난해 외국에서 같은 색상을 계속 화면에 띄우면 화면 수명이 떨어진다는 정보가 앱 개발자를 통해 알려진 바가 있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화면을 넘기거나 앱을 실행할 때 반응하는 속도도 전작들보다 더욱 빨라졌다.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 4.2 버전 젤리빈을 쓴다. 현재까지 나온 안드로이드 중 가장 최신 버전이다. 이 버전을 쓰는 또 다른 스마트폰은 구글과 LG전자가 함께 만든 '넥서스4'인데 아직까지 국내에 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갤럭시S4가 국내에 나온 신제품 중 가장 먼저 안드로이드 4.2를 쓰는 제품인 셈이다. 구글이 개발에 관여한 넥서스 계열 제품을 제외하면 아직 안드로이드 4.2를 달고 나오거나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국내에 없다. 이처럼 신속한 소프트웨어 지원은 다른 경쟁사들이 좀처럼 따라잡을 수 없는 삼성의 강점이다.
갤럭시S 시리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최고의 성능'이다. 삼성의 하드웨어 제조 기술은 삼성이 애플과 사이가 틀어지기 전까지 아이팟과 아이폰의 주요 부품을 공급해왔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갤럭시S 시리즈는 이러한 삼성의 수혜를 받아 출시 당시 기준으로 가장 좋은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갤럭시S4도 마찬가지였다. 5인치 풀HD 슈퍼아몰레드 화면과 프로세서 8개를 한데 모은 엑시노스(Exynos) 옥타(8)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1천300만 화소급 카메라는 국내 출시 이전부터 외국의 IT 매체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정도였다.
갤럭시S4 출시 전부터 국내 언론들과 소비자들이 가장 주목했던 새 기능은 건강관리 기능이다. 갤럭시S4는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만보기, 칼로리 확인 등 건강관리에 필요한 기능과 관련 정보 등을 알려 준다. 최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시기적절한 기능이다.
지난해부터 화제가 되었던 생체 인식 기능이 더욱 다양해졌다.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미리보기를 하거나 화면을 확대할 수 있는 에어뷰 기능이 더해졌다. 눈동자의 동작을 인식해 자동으로 인터넷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재생 중이던 동영상을 멈추기도 한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인식률이 생각보다 낮았고 반응도 매끄럽지 않았다. 재미로 쓰는 것이라면 모를까 실 사용으로는 부족해 보였다. 다만 이러한 점은 지난해 갤럭시S3가 처음 나왔을 때 선보였던 S보이스(음성인식) 기능도 마찬가지였으며 이후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개선했다. 갤럭시S4의 새 기능도 앞으로 꾸준한 보완을 거쳐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자체만 놓고 보면 갤럭시S4는 현재로서는 나무랄 데 없는 최고의 스마트폰이다. 하지만 전작인 갤럭시S2나 S3, 그리고 갤럭시 노트 때처럼 강한 구매욕을 자극할 정도는 아니다. 이는 제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제품 외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문제다.
외국 IT 매체 씨넷과 더 버지, 기즈모도 등이 지적한 것처럼 갤럭시S4는 플라스틱 소재를 쓴다. 플라스틱 소재는 지금도 많은 스마트폰에 쓰이고 있고 갤럭시S4의 완성도는 전작보다 더욱 높다. 문제는 갤럭시S4가 플라스틱을 고수할 때 경쟁자들이 알루미늄 등의 금속 소재를 적극 도입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삼성보다 규모도 작고 회사 사정도 열악한 팬택까지 사활을 걸고 금속 소재를 쓴 베가 아이언을 내놓았을 정도다. 결과는 여러 매체로부터 "성능은 최고지만 플라스틱을 쓴 외형은 싼티(Cheap)가 난다"는 혹평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측은 제품 생산을 고려해 플라스틱을 계속 쓰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결국 회사의 사정이 시장의 트렌드를 보는 눈을 흐리게 만들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물론 플라스틱을 고수함으로써 화면 크기나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서도 무게를 더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이로 인해 최강의 스마트폰이라는 이미지에 다소 균열이 생긴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기능이 너무 많다는 점도 갤럭시S4가 지적을 받는 요인 중 하나다. 갤럭시S4의 기능은 대부분 완성도가 높지만 너무 많다 보니 이를 모두 익히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다 익힌다 해도 정작 이 기능을 모두 쓰는 사용자가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 씨넷은 갤럭시S4 리뷰를 통해 "기능을 익히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행사 당일 갤럭시S4의 앱 서랍을 열어 보니 기본 앱만 4페이지(약 80개 정도)였다. 초보자가 적응하기 쉽다고 알려진 아이폰의 기본 앱이 20개를 넘지 않는 것과 정반대다.
갤럭시S4의 기본 앱이 많은 이유는 이통사의 서비스용 앱이 들어가는 것도 있지만 삼성이 자체 개발한 앱도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삼성의 모바일 메신저 '챗온'을 비롯해 하드웨어와 관련한 다양한 앱이 들어간다. 문제는 이러한 앱들이 비록 뛰어날 지라도 너무 많다 보니 처음 스마트폰에 접근하는 사용자에게 높은 장벽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삼성의 앱과 기능이 겹치는 서드파티 앱이 들어설 자리를 본의 아니게 빼앗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이외에도 전작인 갤럭시S3가 이통사들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으로 고가 제품의 이미지가 희석되면서 갤럭시S4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갤럭시S4는 현재로서는 가장 강한 스마트폰이고 전작들이 그랬듯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이어가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이제 스마트폰을 벗어나 입는 스마트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가 앞으로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려면 삼성이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혁신보다 더욱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슈퍼폰 갤럭시S4 "손대지 않아도 화면이 움직이네"
(조선일보 2013.04.25 17:00)
26일 이동통신 3사 통해 국내시장에 출시
다양한 센서와 인식기술을 통해 인체공학 반응 기능 갖춰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 증가에도 초슬림 사이즈 구현
삼성전자는 2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삼성 갤럭시 S4 월드투어 2013 서울' 행사를 개최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를 공개했다.
갤럭시S4는 다양한 센서와 인식기술을 통해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얼굴이나 음성, 동작 인지를 통해 반응하는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손가락으로 사용 가능한 '에어뷰'는 이메일이나, 사진 폴더, 동영상 타임라인 위로 손가락을 올리면 정보를 미리 볼 수 있으며, 전화를 걸기 전에 단축 번호 정보를 확인하거나 인터넷 페이지에서 원하는 곳만 확대하는 등의 작동도 화면 터치 없이 할 수 있다.
적외선 센서로 인식하는 '에어 제스처'를 사용하면 화면이 꺼졌을 때 손의 움직임을 감지해 시간, 부재중 전화, 미확인메시지 등 주요 정보를 보여 주거나 웹페이지를 넘겨 보고, 음악, 사진 등을 선택하기도 하며 손동작으로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스마트 일시정지' 기능은 사용자가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는지 판단한 후 동영상을 멈추거나 재생한다.
갤럭시S4는 화면 밝기, 선명도 등을 최적화하는 '삼성 어댑트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 활용 시 가장 적합한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설정값을 조정할 수 있다. 간편하게 청력 테스트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확인하고 사용자 환경에 맞도록 사운드를 적용할 수 있는 '삼성 어댑트 사운드' 기능으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통화와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사용자의 식습관, 운동 등 일상생활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S 헬스'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헬스 관련 액세서리와 연동을 통해 체중과 혈당을 관리해주는 등 갤럭시S4의 'S 헬스'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갤럭시S4는 126.7mm(5인치) 대화면 풀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저전력 기반의 엑시노스 5 옥타(8)코어 프로세서 등 최신 하드웨어 사양으로 대폭 향상된 사용성을 제공한다. 갤럭시S3보다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은 커졌으나 크기와 무게는 더 얇고 가벼워졌으며 베젤도 대폭 줄였다. '고릴라 글래스 3(Gorilla Glass 3)'를 탑재해 화면 내구성도 강화했다.
1,3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와 2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통해 촬영자와 피사체를 한 프레임 안에 함께 담아내는 '듀얼 샷'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 워치온' 기능을 사용하면 본인에게 맞는 TV 프로그램을 추천받거나 검색할 수 있고 통합 리모컨 기능도 갖추고 있어 케이블 TV, 셋톱박스, 홈 스테레오, DVD, 블루레이 등도 제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 '챗온'은 음성과 영상 채팅 기능과 다국어 번역 기능을 새롭게 제공한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는 상호 간 교차 번역이 가능하며, 독어, 불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는 영어로 번역을 지원한다.
갤럭시S4는 26일부터 통신사업자 3사를 통해 국내시장에 세계 최초로 출시될 예정이며, 27일부터는 전 세계 주요 국가를 시작으로 총 155개 국가 327개 통신사업자를 통해 본격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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