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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IT 첨단산업

게임株 "돈 벌면 뭐하노. 카톡에 주겠지" (조선일보 2013.02.16 05:40)

게임株 "돈 벌면 뭐하노. 카톡에 주겠지"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메신저들이 이제는 오히려 모바일 게임사들의 이익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인과 카카오톡 등 메신저 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게임사들에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톡과 라인은 각각 7000만명, 4000만명이 사용중이다. 국내외에서 강력한 모바일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 네이버의 사례처럼 게임사들의 수익을 포털이나 메신저 서비스 업체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 모바일 게임株, 카카오톡 유통게임 비중 점차 늘어나

15일 모바일 게임업계 1위인 게임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66억5400만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2% 증가한 218억6900만원, 당기순이익도 12.3% 증가한 64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호조에도 게임빌(063080) (89,700원▼ 600 -0.66%)의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 8만89500원으로 전날보다 0.89% 내렸다. 전문가들은 호(好) 실적에도 주가 반응이 적은 것에 대해 라인,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게임빌이 지난해 4분기 메신저 업체에 지급한 수수료는 총 6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3.6% 늘어났다. 실적 개선은 있었지만, 수수료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셈이다. 그 결과 유진투자증권은 게임빌의 목표주가를 16만5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예를 들어 3000원짜리 게임을 카카오톡을 통해 유통한다면 앱스토어·구글마켓의 등록수수료 30%를 제외한 금액(2100원)의 30%(630원)를 카카오톡이 가져간다. 결국 게임사는 애플·구글이나 카카오톡에 이중으로 수수료를 지급하게 된다. 게다가 지난해 큰 인기를 끈 애니팡 같이 무료게임은 하트 등 일부 아이템을 유료로 구입할때마다 30%씩 수수료를 지급한다. 애니팡에서 사용하는 하트 50개를 구입(5500원)할 때마다 1650원(30%)이 카카오톡에 간다.

상황은 컴투스(078340) (42,550원▲ 1,200 2.90%)도 마찬가지다. 앞서 4일 컴투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12억40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8.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36억5000만원으로 209.5% 늘었다고 밝혔다. 컴투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2.78% 오른 4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대호 LIG 투자증권 연구원은 “컴투스는 올해 상반기 출시하는 게임의 절반을 카카오톡에 탑재하면서 메신저 기업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메신저가 모바일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변화하는 만큼, 향후 게임사들의 이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게임株, 더 두려운 건 신생업체 ‘증가’

전문가들은 메신저 업체들의 성장에 따라 게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모바일 게임이 10대 위주였다면 카카오톡이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20~50대까지 게임시장이 커졌다”며 “수수료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 이외에도 카카오톡을 등에 업은 후발업체들이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점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스마트폰 보급 초창기만 하더라도 게임빌, 컴투스, 게임로프트 등 국내외 대형게임사들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진입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가 게임 유통 채널로 성장하면서 누구나 쉽게 게임을 개발해 보급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애니팡을 개발한 썬데이토즈를 비롯해 파티스튜디오, 노리타운스튜디오 등 신생 벤처게임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참여하게 됐다.

모바일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 네이버가 게임, 광고 등 모든 부분의 수익을 가져간 것처럼 모바일 게임도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게임사들도 네이버나 카카오톡에 대응할 수 있도록 모바일 플랫폼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모바일 게임사들은 라인과 카카오톡 등 메신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메신저 플랫폼을 운영하거나 개발 중이다.

우선 CJ(001040) (126,000원▼ 1,000 -0.79%)E&M## 넷마블은 내년 초 'N플랫폼'(가칭) 이름으로 메신저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웹젠(069080) (9,210원▲ 750 8.87%)역시 자체적인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이 밖에도 게임빌은 ‘게임빌서클’과 ‘게임빌라이브’, 컴투스는 ‘컴투스허브’, 네오위즈인터넷(104200) (11,250원▲ 0 0.00%)은 ‘피망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