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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는 할리우드 스타들 (국제신문 2013-01-17 19:35:48)

한국 찾는 할리우드 스타들

 

지상으로 내려온 ★

- 기자회견 등 공식행사장 벗어나
- 일반 팬들과 스킨십 적극 나서
- 직접 사인에 악수 응대는 기본
- 함께 셀카 찍고 레드카펫 행사
- 호텔 클럽 찾아가 팬들 만나고
- 일정 쪼개 한국 관광·쇼핑 즐겨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2월 '디스 민즈 워'의 리즈 위더스푼, 4월 '배틀쉽'의 테일러 키치, 브루클린 데커, 피터 버그 감독, 5월 '맨 인 블랙 3'의 윌 스미스, 조시 브롤린, 베리 소넨필드 감독, 6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루 가필드, 엠마 스톤, 마크 웹 감독, 8월 '링컨: 뱀파이어 헌터'의 벤저민 워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티무르 베크맘 베토브 감독, 9월 '테이큰2'의 리암 니슨, 11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이안 감독, '레미제라블'의 휴 잭맨, 캐머런 매킨토시, 12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앤디&라나 워쇼스키 감독, 톰 티크베어 감독 등이 내한해 자신들의 영화를 홍보했다.

올해엔 '잭 리처'의 톰 크루즈와 로자먼드 파이크,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내한,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을 방문해 부산 명예시민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1년에 두세 번 정도 할리우드 스타가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 만났지만, 근래에 들어선 거의 매달 한 번씩 한국을 찾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관심이 한국팬들에게 쏠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자신의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영화의 월드 프로모션의 일정을 맞춰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할리우드 영화들의 월드 프로모션 일정에 한국은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일본은 항상 들어있었다. 영화시장 규모 때문이다. 1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일본은 아시아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힌다. 반면 한국은 관객 수에서 상대적으로 일본에 밀렸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멀티플렉스와 영화관객 수가 증가하면서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한국 영화시장 규모는 11억 달러(2011년 기준)로 세계 10위다. 아시아에서는 관객 수로 볼 때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4위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휴 잭맨(왼쪽), 영화 '테이큰 2'의 리암 니슨

한 영화 직배사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는 한국 영화시장이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며 "또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무척 높다. 특히 액션영화의 경우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흥행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 영화시장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할리우드 영화의 전 세계 최초 개봉이 잦아진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지난해에는 '배틀쉽' '테이큰2' '레미제라블' 등이 세계에서 한국 관객들과 가장 먼저 만났다.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허진호, 김기덕 감독 등의 영화가 꾸준히 해외에 소개되면서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한국 영화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내한한 할리우드 스타들은 한국에서 어떤 영화 프로모션 활동을 할까?

지난 9일 밤 10시 40분 인천 국제공항. 톰 크루즈는 자신의 전용기를 이용해 내한했다.

벌써 여섯 번째 한국을 방문하는 톰 크루즈는 허리를 숙이는 한국식 인사로 한국팬들과 취재진에게 반가움을 표시했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준 팬들에게 사인은 물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친절한 '톰 아저씨'가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30분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할리우드 배우들은 톰 크루즈의 경우처럼 내한하게 되면 공항에서 팬들과 처음 만나게 되는데, 이때 이미지가 중요하다. 스타들은 환한 미소로 답하며 손을 흔들어주는 것은 기본이고, 이왕이면 사인도 기꺼이 해주곤 한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대개 1박2일이나 2박3일의 일정으로 내한하게 된다. 그래서 하루는 국내외 취재진을 대상으로 공식 기자회견과 방송 인터뷰를 갖는다. 저녁에는 팬들과 직접 만나는 레드카펫 행사와 월드프리미어 행사에 참가하는 공식 일정을 갖는다. 어떤 경우는 국내 잡지의 화보 촬영이나 표지 촬영을 하기도 한다.

월드 프리미어 행사이기 때문에 한국 내의 일정을 소화하면 바로 일본이나 홍콩 등의 다른 나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스타들과 함께 움직이는 스태프진은 대개 20여 명가량 된다. 스태프진은 영화배급·제작사 관계자들,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경호원 등으로 구성된다. 과거에는 미국의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경호원들을 대거 대동하기도 했지만, 자주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서 국내의 스태프에 대한 믿음이 생겨 많이 축소되고 있다. 특히 보안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곤 했는데, 현재는 그런 불안감은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팬들과의 스킨십 중요시하는 스타들

지난해부터 할리우드 스타들의 프로모션 활동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자회견과 같은 매체들과 만남도 중요하지만 일반 팬들과의 직접적인 스킨십을 원하기 때문이다. 과거엔 형식적으로 레드 카펫과 무대 인사에 참여했는데, 윌 스미스, 휴 잭맨, 톰 크루즈 등은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윌 스미스는 특유의 쾌활한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팬들과 스스럼없이 사진을 찍으며 레드 카펫을 즐겼고, 자신의 SNS에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며 즐거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친한파 배우인 휴 잭맨도 레드 카펫 행사에서 팬들과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해 일정이 빠듯해지기도 했다.

톰 크루즈는 다른 할리우드 스타들과 달리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을 방문했는데, 여섯 번째 한국을 방문하는 톰 크루즈 측에서는 뭔가 새로운 패턴의 프로모션을 원했고 이에 국내 배급사가 부산 방문을 제안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 도시'라는 점에서 톰 크루즈는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영화의전당 레드 카펫 행사에 이어 부산 명예시민 위촉식 등의 행사를 마친 톰 크루즈는 부산 해운대의 한 한정식 음식점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가진 후 숙소에 들어갔는데, 부산의 팬들과 직접 만나고 싶다고 해서 급기야 해운대의 한 호텔 클럽을 찾아 팬들과 직접 소통하기도 했다. 음식점에서나 호텔 클럽에서도 팬들의 사인 요청에 친절하게 응했으며, 사진도 함께 찍어줬다. 한 영화 관계자는 "톰 크루즈는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싶은 열의가 대단했다. 일반적으로 방송 인터뷰는 호텔 방에서 하는데, 직접 팬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하자고 해서 야외에서 진행하기도 했다"고 했다.

■한국문화 배우기도 열정적

어떤 배우들은 빠듯한 공식 일정 속에서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한국을 찾았던 앤드류 가필드가 대표적이다. 그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 묵었는데, 쉬는 시간을 이용해 지하철을 타고 명동 등 서울 구경을 나서기도 했다. 숙소에서 명동까지는 꽤 먼 거리였는데, 앤드류 가필드의 스태프 중 한국인이 있어서 그와 함께 명동을 활보했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공식 일정 이후 아내의 생일이 있어서 주말까지 서울에서 지내며 관광을 다니기도 했다.

어떤 감독들은 한국의 서민들과 호흡하길 원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감독이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이안 감독이다. 그는 예약해둔 음식점을 마다하고 일반 백반집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서울 시내의 허름한 음식점에서 된장찌개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 하며 만족해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비슷한 감독으로 장이모 감독을 들 수 있는데, 1999년 부산국제영화제의 폐막작인 '내 책상서랍 속의 동화'로 부산을 찾았을 당시 예약해둔 음식점이 아닌 자갈치 시장의 회센터를 찾아 회덮밥을 먹기도 했다.

2013년에도 할리우드 스타들의 한국 방문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계속해서 개봉될 것이고, 한국 영화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톰 크루즈의 부산 방문을 계기로,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 루트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즐거운 만남을 기대해본다.


# 팬들이 원한다면…친절한 배우들

팬들과 악수를 나누며 사인을 해주고 있는 '테이큰 2'의 리암 니슨(위), 어린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배틀쉽'의 테일러 키치.


'맨 인 블랙3' 레드카펫 행사를 팬들과 함께 즐기고 있는 윌 스미스(위), '레미제라블' 팬미팅 현장에서 팬과 사진을 찍고 있는 휴 잭맨.


# "꿈이었던 카 체이싱 장면 등 리얼 액션 공들여"

■ '잭 리처'로 부산 찾은 톰 크루즈

- 특수효과 의존하지 않으려 노력
- 자유분방한 인물 표현 위해 고심
- 첫 방문 부산, 명예시민 위촉 영광

리 차일드의 베스트셀러 '원 샷'을 영화화한 '잭 리처'는 무차별 저격 사건의 유력한 범인이 자신의 결백을 풀어줄 사람으로 잭 리처를 지목하면서 시작되는 미스터리 액션 영화다. 악당에 의해 감춰진 사건의 내막을 밝히는 잭 리처 역의 톰 크루즈는 아날로그적인 인물을 연기하며 강력한 무술 액션을 소화해낸다. 한국을 방문한 톰 크루즈에게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한국팬들에게 인사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잭 리처'를 한국에 선보이게 되어 매우 흥분되고, 어떻게 영화를 봐주실 지 기대와 설렘이 교차한다. 아름다운 한국에 다시 오게 돼서 기쁘다.

-잭 리처는 자신만의 법을 집행하려는 인물로, 절대 지치지 않는 강철 같은 남자로 비춰진다. 잭 리처를 연기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잭 리처는 법을 집행하려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지고 사건에 빠져드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잭 리처는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보고자 하는 사람이다. 나는 잭 리처가 가지고 있는 매력, 위트, 유머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잭 리처는 자유분방한 인물이기 때문에 영화 초반엔 계속 그 사건에서 떠나려고 하지만, 사건 속에 있는 악과 범죄를 확인하고는 그걸 해결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잭 리처라는 특이한 인물이 어떠한 불가항력의 힘에 이끌려 사건으로 자연스레 끌려들어가는 모습이 좋았다.

-이전 영화들에서 보여준 액션과는 조금 다른 액션을 선보인다.

▶잭 리처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아날로그적인 캐릭터이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악에 대면할 수 있는 지적인 스킬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스킬도 가지고 있다. 아날로그적인 잭 리처를 표현하기 위해 특수효과와 같은 기술에 의존하지 않으려고 했다. 예를 들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카 체이싱 장면이 그렇다. 이 장면을 위해 총 9대의 차를 동원하였는데 모두 스턴트카가 아닌 1970년대에 나왔던 동일한 모델의 차량으로 진행했다. 카 체이싱 장면은 나의 꿈이었기 때문에 더욱 열정적으로 촬영한 것 같다. 카 체이싱을 비롯한 많은 액션들을 CG를 쓰지 않고 생생한 리얼 액션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시간도 굉장히 많이 걸리고 몸도 고단했지만 그만큼 더 좋은 액션 신들이 나온 것 같아 만족했다. '잭 리처'의 액션들은 캐릭터와 스토리를 응집하여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액션 신을 단순히 액션 신이 아닌 또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

-관객들은 '톰 크루즈' 하면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잭 리처와 이단 헌트는 다른 캐릭터다. 공통점은 내가 그 역할들을 연기했다는 것 밖에 없다. 이전에 잭 리처와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다. 스토리도, 액션도 그 전 것들과 다르다.

-이번엔 부산시도 방문했다. 그에 대한 소감은?

▶한국엔 여섯 번째 방문이지만 부산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부산 명예시민으로 위촉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톰 크루즈, 내한의 역사

연도

영화명

1994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2000년

'미션 임파서블2'

2001년

'바닐라 스카이'

2008년

'작전명 발키리'

2011년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2013년

'잭 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