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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청정골 화순

새끼 꼬막까지 싹쓸이… 생산량 13년새 4분의 1 토막 (조선일보 2013.01.17 06:32)

새끼 꼬막까지 싹쓸이… 생산량 13년새 4분의 1 토막

어촌 고령화→노동력 부족→전문 채취업자에 양식장 넘겨→무분별 남획→가격도 5배 이상 올라

 

11~3월 겨울철 별미인 '참꼬막'이 식탁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어민들과 상인들이 다 큰 성패(成貝)뿐 아니라 새끼 꼬막까지 무분별하게 채취하는 탓이다. 여름철 산란해야 할 모패(母貝)가 갯벌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강진지소에 따르면, 최근 어민들과 중간 상인들은 값이 비싼 참꼬막을 확보하려고 직경 3.3㎝ 이상인 4~5년생 성패 말고도 2~3년생(2.2㎝ 이하) 어린 참꼬막까지 마구잡이로 채취하고 있다. 꼬막은 치패로 성장해 평균 2년을 자라면 매년 산란을 시작하는데, 한 차례도 산란을 못 한 꼬막까지 잡아들이는 것이다.

이전에는 상품성 있는 참꼬막은 보통 4~5년생이었는데, 채취 시기가 2년가량 단축된 셈이다. 꼬막이 줄어들수록 값은 더 올라가고, 남획은 더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000년 20㎏당 4만~5만원이던 참꼬막은 최근 28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런 꼬막 남획은 농어촌 고령화와도 관련이 있다. 나이 든 어촌 주민들이 노동력이 달리자 양식장을 통째로 채취업자들에게 넘기고, 업자들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앞일을 생각하지 않고 성패든 새끼든 마구잡이로 잡아간다는 것이다. 어민 서홍석(46)씨는 "현장에서 선별 도구로 어린 꼬막을 걸러내고 있으나, 워낙 귀하고 양이 적으니까 욕심을 내는 상인과 어민이 많다"며 "이러다가 참꼬막의 씨가 마를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추위로 바다에 나가지 못했던 꼬막 채취가 다시 시작되었다. 제법 봄기운이 도는 2012년 2월 23일 전남 보성군 득량만 갯벌에서 주민들이 제철을 맞은 참꼬막을 잡고 있다.
참꼬막은 2000년 2만t을 생산해 절반을 중국에 수출할 만큼 물량이 풍부했다. 그러다 2002년 1만t 이하(7000t)로 급감했고, 지금은 5000t 안팎에 머물고 있다. 20㎏당 산지 가격은 2000년 5만원에서 올해는 28만원으로 13년 만에 5배 이상 올랐다. 무분별한 '저인망식' 남획 외에 참꼬막이 줄어든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종의 열성화'도 꼽힌다. 산란 시기인 7~8월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알에서 부화한 유생의 서식환경이 갈수록 악화했고, 어민들이 굵은 참꼬막만 선별해 채취하는 바람에 크기가 작은 꼬막만 갯벌에 남는 '종의 열성화'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강진지소 김용만 연구원은 "꼬막 채취 양식장 면적의 10%는 어미 꼬막 보호를 위해 채취를 제한해야 한다"며 "동시에 치패를 키우는 인공종묘를 산업화하고, 어미 꼬막만을 키우는 모패장 조성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꼬막은 전남 지역(보성·장흥·강진)이 연간 4500t을 생산, 전국 생산량(5000t)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꼬막은 크게 참꼬막과 새꼬막으로 분류되는데, 새꼬막이 참꼬막보다 5배가량 더 생산되고 가격은 그 3분의 1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