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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에게:강남스타일이 왜 이리 인기일까? (월스트리트저널 Monday, November 19, 2012 23:28:17)

댄에게:강남스타일이 왜 이리 인기일까?

 

By DAN ARIELY

댄에게

 

싸이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유투브 조회수 5억 건을 기록했다. 이 뮤직비디오의 인기 비결이 뭘까? 한국어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이 뮤직비디오를 좋아한다.

외국어 가사라서 뜻을 알지못하는 게 인기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나의 조국인 카자흐스탄에서도 마찬가지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미국 팝송이나 한국 가요의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좋아한다. 전신을 가리는 옷을 입은 여성보다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에게 더 호기심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가 아닐까.

싸이가 최근에 차기 앨범은 영어로 발표할 거라고 했는데 실수가 아닐까 싶다.

누르다울렛

AP
차기 앨범을 영어로 제작하겠다고 발표한 싸이.

필자는 마이크 누튼, 지나 프로스트와 몇 해 전에 알려진 정보가 적을수록 오히려 호감을 산다는 ‘애매모호함 이론’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온라인 데이트의 경우를 조사해봤는데, 온라인에 올린 프로필이 부정확하고 애매모호할수록 인기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접하면 애매모호한 정보를 먼저 해석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의미를 파악하기보다는 과도하게 긍정적인 방식으로 해석하지 못한 부분을 상상력으로 채운다. 그러나 프로필의 주인공을 실제로 만나고 기대는 산산이 깨지고 만다. (여성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필자도 싸이 현상을 이해해보기 위해서 (영어) 가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팝송 뮤직비디오 10개를 유투브로 봤다. 그런 다음 10곡의 가사를 두 번씩 경청했다. 가사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하게 낮았다. 가사를 알고나자 처음에는 즐겁게 봤던 뮤직비디오에 대한 감흥이 현저히 떨어졌다.

뮤지션들이 (볼거리가 많은 뮤직비디오를 만들거나 외국어로 노래를 부르거나 아니면 두 가지 전략을 모두 사용해서) 대중들이 가사에 집중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필자가 싸이라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외국어(가령 이디시어?)로 노래하겠다.

댄에게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신랑이다. 아내와 은행계좌 문제로 최근에 논쟁이 벌어졌다. 아내는 수입과 지출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계좌를 합치자고 했다. 나는 각자 예산과 지출 계획을 세우기도 편리하고 세금을 내기도 쉽게 계좌를 따로 쓰자는 입장이다. 조언 바란다.

조너선

이런 고민을 하는 걸 보니 초짜 유부남이거나 아니면 인생의 지혜를 아주 늦게야 깨닫는 유형으로 보인다(필자는 유대계 혈통이라 이런 고민을 할 기회도 없었다). 한마디로 공동 계좌를 만드는 게 좋겠다.

첫째, 계좌를 따로 쓰든 하나로 합치든 현실적으로 부부의 계좌는 공동 개념일 수밖에 없다.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두 사람의 향후 재무계획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 사람 중 한 명이 개인 계좌에서 값비싼 자동차를 구입한다면 나중에 두 사람 모두 휴가비나 의료비용에 지출할 돈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결혼했다는 것은 ‘나는 배우자를 돌볼 책임이 있고, 배우자는 나를 돌볼 책임이 있다’는 일종의 사회적 계약을 체결했다는 뜻이다. 안 그래도 복잡한 부부관계에 재무 관련 협상까지 한몫하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내 돈, 네 돈’은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상상해보라. 외식하고 식사비도 따로 낼 것인가? 둘 중 한 사람이 와인을 한 잔 더 마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내가 ‘자신의 돈’을 다 써서 잔액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일주일동안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를 버려주면 ‘내 돈’을 빌려주겠다고 말할 텐가?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돈 문제가 끼어들면 장기간 아껴주고 사랑하는 관계보다는 돈을 주고받는 관계처럼 보일 위험이 있다. 계좌를 분리하는 것에 물론 장점이 없지 않지만 부부관계에 불필요한 긴장감을 안겨줄 수 있다.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댄에게

아들이 여행광이라 모자간 대화가 별로 없다. 아들과 대화를 자주 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 바란다.

요람

아들이 굉장히 바빠서 연락을 자주 못 하는 모양인데, 연락을 자주 못한다고 해서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차라리 엄마가 날을 정해서 아들을 만나는 게 더 자주 대화하는 방법으로 보인다. 필자도 남미에서 돌아가는 날 필자의 엄마에게 전화를 드려야겠다.

-댄 애리얼리는 듀크대학교 심리학•행동경제학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