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홍어축제=나주 영산포,
2009-04-03 01:08
유채꽃으로 온통 물든 나주 영산강변의 노오란 봄 날
4월 10~12일 '영산포 홍어축제'…10일 본사주최 걷기대회
4월 10~12일 '영산포 홍어축제'…10일 본사주최 걷기대회
영산강 물길을 따라 활짝 핀 유채밭을 거닐고 있는 나들이객들. |
온 산하가 꽃 내음으로 가득하다. 매화와 산수유꽃이 새 봄을 알리더니, 벚꽃과 개나리꽃도 금방이다. 눈 부시게 노오란 유채꽃도 어느새 활짝 폈다. 남도의 드넓은 들녁을 온통 눈부신 노란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유채꽃 풍경은 그야말로 뿌리치기 힘든 유혹 그 자체다.
유모차를 밀고 나온 한 부부의 따사로운 봄 날. |
나주 영산포. 한 때 돛배가 드나들고 고깃배로 불야성을 이뤘던 호남 최대의 포구였지만, 지금은 그냥 한적한 '강변 마을'이다. 영산포는 그러나 매년 이 맘때면 막 피기 시작한 유채꽃들로 전혀 다른 황홀한 모습을 연출한다. 영산강 물길을 따라 30만㎡에 걸쳐 지천으로 피어난 유채꽃 물결이 영산포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유채꽃 노란 물결을 이룬 영산강 둔치에서는 10일부터 홍어축제가 열린다. |
유채꽃이 활짝 핀 영산포 일대에서는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2009 영산포 홍어축제'가 열린다.
영산강 물길을 따라 홍어와 젓갈의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쳤던 영산포의 옛 영화를 되살리고 영산강 뱃길 복원을 염원하는 취지에서 열리는 축제다.
600년을 이어온 삭힌 홍어 맛의 원류…'홍어 삼합'의 탄생지
홍어와 김치, 돼지고기의 절묘한 조화...홍어삼합. |
영산포와 홍어는 옛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톡 쏘는 맛이 일품인 홍어. 특유의 냄새와 맛이 매력이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음식 가짓수가 많아도 홍어가 없으면 잔칫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전라도 사람들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온전한 전라도 음식이 바로 이 홍어다.
홍어는 신안군 흑산도가 주산지로, 지금도 흑산도 홍어를 최고로 쳐준다. 갓 잡은 싱싱한 흑산도 홍어는 쫄깃쫄깃한 맛이 그만이다.
홍어 들어보기 체험. |
이에 반해 지릿하게 푹 삭혀서 톡 쏘는 맛에 먹는 홍어는 바로 이 곳 나주 영산포에서 유래했다.
고려말, 왜구의 침략이 극성을 부릴때 조정에서는 섬지역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공도(空島) 정책'을 펼쳤다. 당시 왜구를 피해 강제로 피난을 떠난 흑산도와 주변 섬 사람들이 영산강을 타고 내륙으로 들어와 정착한 곳이 바로 지금의 영산포다.
흑산도에서 영산포까지는 뱃길로 4, 5일이 넘게 걸리는데, 당시 이주민들이 배에 싣고 온 생선 중 홍어만이 썩지 않고 삭은 맛이 나 별미로 먹기 시작한 것이 지난 600년간 이어온 삭힌 홍어 맛의 원류인 것이다.
홍어 삼합의 색다른 맛이라니.... |
이후 영산포 사람들은 잔칫상에 삭힌 홍어를 올렸고 잔칫날 한 마리 잡은 돼지고기와 집집마다 흔히 있는 김치를 어울려 먹으면서 이른바 '홍어삼합'이 탄생하게 됐다.
홍어에는 막걸리가 제 격이라 해서 ‘홍탁’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푹 삭힐수록 제 맛이 난다고 알려진 홍어는 그 특유의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코끝까지 찡한 알싸한 그 맛을 아는 사람은 '금값'을 치르고라도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요상한 음식이 또 바로 홍어다. 어떤 때는 물건이 없어서 먹고 싶어도 못 먹는다. 또 어떤 때는 그 희소가치 때문에 너무 비싸서 먹기 부담스러운 음식이 홍어다.
먹음직스러운 홍어찜. |
홍어 맛을 제대로 알려면 역시 회를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잘 삭은 홍어의 톡 쏘는 맛이 두렵다면, 양념과 야채 향으로 유화된 홍어찜을 먹어도 괜찮다. 시래기와 홍어 내장, 보리를 넣어 끓이는 홍어애탕도 그만이다.
홍어는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효능을 갖고 있다. 예컨대 성인병 예방을 위한 불포화 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기능을 하며, 관절염이나 뼈엉성증(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남자들의 요도염이나 학질, 치통에도 많이 이용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漁譜)에서는 홍어를 먹으면 장이 깨끗해지고 술독이 해독된다고 나와 있으며, 가래를 제거하는데 탁월하여 실제로 남도의 소리꾼들은 홍어를 즐겨 먹기도 했다고 한다. 현대과학에서도 홍어의 이같은 효능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부활한 홍어의 거리, 영산포의 새 명물로
홍어축제 오세요..영산포 홍어집에서 축제준비가 한창이다. |
몇 년 전부터 영산포 선창을 중심으로 홍어가게들이 하나둘씩 들어서면서 생긴 '홍어의 거리'는 어느새 영산포의 명물로 등장했다. 홍어의 거리를 중심으로 경기도 조금씩 되살아 나고 있다고 한다.
10일부터 3일간 열리는 '홍어 축제'도 알고 보면 옛 영화를 뒤로하고 쇠락을 거듭해온 영산포의 아픈 역사를 가슴에 품고 제2의 도약을 위한 영산포 주민들의 염원과 희망이 담겨 있을 것이다.
지난해 홍어축제중 홍어장사 선발대회. |
영산포 선창 주변을 노랗게 수놓고 있는 30만㎡의 유채꽃밭과 어우러져 열리는 이번 홍어축제에는 홍어와 홍어애국 무료 시식회, 삼합 먹기, 홍어 예쁘게 썰기 등 홍어와 관련된 이색적인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 홍어 퀴즈쇼, 홍어장사 선발대회 등을 비롯해 홍어연 만들어 날리기, 천연염색, 짚풀공예, 소달구지 체험 등 체험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특히 10일 영산강체육공원에서는 광남일보사가 주최하는 '제5회 영산강 시ㆍ도민 한마음 걷기대회'가 열린다. 수천명의 참가자들이 유채꽃이 만발한 영산강 둔치를 걸으며 영산강을 되살리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뜻 깊은 행사가 될 전망이다.
또 12일에는 이 곳에서 제3회 영산강 마라톤대회이 열려 전국의 수 많은 마라톤 동호인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산포 주변에는 다른 볼거리도 꽤 많다.
▷영산포 등대= 일제강점기 때인 1915년 영산포 선창에 건립됐다. 우리나라 내륙 하천가에 있는 유일한 등대로, 1989년까지 수위 관측시설로 사용됐다. 영산포는 1976년 영산강 하구언 공사로 뱃길이 막히기 전까지 호남 내륙 물류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왔다.
▷나주 천연염색문화관 = 천연 염색의 전통 계승 및 발전을 위한 전시와 교육, 체험 공간이 마련된 천연염색문화관은 석회, 잿물 등 매염제를 만드는 과정을 자세하게 배울 수 있으며, 간단한 쪽 무늬 염색과 간색 염색 체험도 할 수 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나주 영상테마파크는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주몽'과 '태왕사신기' 등의 촬영지다. 오는 18일 재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새단장 작업이 한창이다.
▷‘봉황 황토 참숯가마’ = 참나무를 이용한 전통 재래식 숯가마로 각종 성인병은 물론 아토피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봉황면 송현리에 있다.
봉황 황토 참숯가마 전경. |
불타는 참숯가마. |
□ 영산포 축제장 가는길
서울방면 서해안고속도로 이용 시- 함평IC-나주방면-나주시청-영산교(행사장)
광주에서 -나주,목포방면-송정리-동곡-나주시청-영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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