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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내달 30일 발사…우주기술 한단계 도약 (매일경제 2009.06.01)

나로`내달 30일 발사…우주기술 한단계 도약
대한항공ㆍ현대중공업ㆍ한화ㆍ두산인프라코어 등 160개업체 제작 참여

오는 7월 말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발사될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KSLV-1) 지상검증용 기체를 지난 4월 1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대로 옮기고 있다. <이충우 기자>
자국 우주기지에서 자국 발사체와 시스템으로 위성을 쏘아올리는 `우주클럽` 가입을 2개월가량 앞두고 한국의 우주산업 기술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7월 말 전남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예정인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1)는 비록 1단 로켓을 러시아에서 들여오지만 상단부 로켓 및 인공위성 제작, 발사 및 추적시스템 구축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KSLV-1이 지구 저궤도에 쏘아올릴 `과학기술위성 2호`를 오늘부터 5일까지 공개한다. 이 위성이 나로우주센터로 옮겨져 상단 로켓과 결합되고, 러시아에서 들여올 1단 로켓과 최종 조립되면 발사 준비는 완료된다.

현대중공업은 나로우주센터에 건설된 발사장 및 지원시스템 구축을 담당했다. 우주 분야 전문가들은 우주 강국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로 발사체와 이를 쏘아올릴 발사대 및 지원시스템 기술 확보를 든다. 그만큼 발사장 설계와 건설에는 수십년 간의 노하우 축적이 필요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2007년 말에 기초공사를 시작한 현대중공업이 올해 초까지 약 1년 만에 발사대와 지원시스템을 차질없이 완성하는 속도를 보고 러시아 기술진 입이 떡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발사대 현장은 대규모 화학공장을 연상시킬 만큼 거대한 탱크와 지원시설로 가득차 있다. 발사대는 액체연료인 케로신과 액체산소를 주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구 중력을 이겨내고 수십t의 로켓을 초당 11.2㎞ 속도로 가속시키려면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액체연료를 대량 주입해야 하고, 이를 위해 대기압의 400배가 넘는 압력이 필요하다. 로켓의 기체는 물론 연료를 운반하는 배관 역시 이런 압력을 이겨내도록 특수용접 처리돼 있다.

항공기 분야에서 조립 노하우를 축적해온 대한항공은 로켓의 전체 조립을 맡고 있다. 이미 대한항공은 무궁화 1호와 2호를 시작으로 위성 제작 분야에서 우주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주력 위성인 아리랑2호 제작과 조립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또 올 연말 남미에서 발사할 예정인 통신해양기상위성의 본체와 안테나를 제작해 전체 위성 조립을 맡은 프랑스 아스트리움에 제공할 정도의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는 발사체의 핵심기술인 추진시스템과 관련 제어시스템 제작에서 선두 주자다. 추진체를 이루는 유압시스템과 연료시스템, 발사체 제어시스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는 것.

이 밖에 많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이 KSLV-1 발사에 관여하고 있다. 특히 동체 등 구조체 분야에서는 두원중공업과 한국화이바의 기술이 동원됐다. 두원중공업은 압력을 이겨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해 로켓의 연료를 담게 될 탱크 내외부 제작을 담당했고, 한국화이바는 로켓에 들어가는 특수소재 개발을 주도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단암시스템즈 쎄트렉아이 네비콤 퍼스텍 등은 위성의 자세와 위치를 제어하고, 궤도를 수정하는 기술을 제공했다. 위성과 정보를 주고받는 송수신시스템과 추적시스템, 각종 전력시스템 역시 이들 도움 없이 완성이 불가능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KSLV-1 프로젝트가 러시아 기술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도 있지만 7월 발사를 통해 상단 로켓 제조와 발사대 건설,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게 된다"며 "특히 160여 개 한국 기업이 본격적인 우주 발사체 기술을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은 2017년 발사체 기술 독립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