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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부 동 산

도심 오피스빌딩에 뭉치돈 몰려 (매일경제 2009.06.16)

도심 오피스빌딩에 뭉치돈 몰려
개인들, 양주 동탄 보상금도 중소형빌딩 투자 물색

시중에 1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이 넘쳐나자, 뭉텅이 돈이 빌딩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강남의 대형 프리미엄급 빌딩가격은 업계가 놀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유보금이 넘쳐나는 대기업들과, 거액자산가들이 투자하는 사모펀드 등 주로 두 종류의 큰손들이 가격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요지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 빌딩은 공급은 한정된 반면,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이유다.

실제 최근 우선협상자 계약이 된 강남 역삼동의 ING타워는 테헤란로 주변에서 매물로 나온 마지막 특급빌딩으로 꼽혀왔다. 국민연금에 팔린 강북 충무로의 극동빌딩도 마찬가지다. 대형 오피스가 부족한 인근지역을 대표하는 매물로 분류돼 왔다.

16일 ING타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일부에선 ING타워의 매수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빌딩처럼 확실하게 투자차익(Capital Gain)을 예상할 만한 초우량 빌딩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이 높은 가격을 써 내기는 했지만 경쟁자들도 별 차이가 없는 가격으로 경합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3.3㎡당 1700만원을 홋가하던 이 빌딩이 1950만원~2000만원까지 올랐다. 두달만에 15% 가량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강남에선 이제 대형빌딩으론 데이콤빌딩 등 극소수만이 매물로 남아있다.

데이콤빌딩엔 이미 대기업, 중견기업, 자산운용사, 사모펀드 등 22개 경쟁자가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데이콤빌딩은 벤처집적시설로 벤처기업의 연구실과 사무실이 몰려있던 곳이다. 확실한 임대수익을 원하는 사모펀드 등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외에도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 유력한 중견기업들이 사옥으로 사용하겠다며 입찰에 들어온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빌딩투자에 돈이 몰리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염려가 높아지자 헤지차원에서 돈들이 움직이는 것이다.

중견기업들은 물론, 개인투자자 큰손들도 이 때문에 중소형 빌딩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빌딩 중개업자는 "경기도 양주, 동탄, 포천 등지와 서울 송파의 문정지구 등 최근에 토지보상으로 목돈이 생긴 투자자들의 빌딩투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예전엔 하루 1건 정도였지만 최근엔 하루 평균 4~5건은 상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이나 펀드에는 목돈을 투자하기 불안하니, 임대수익도 나오고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는 빌딩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는 해외투자자들도 한국 빌딩투자에 관심이 많아졌다. 미국, 캐나다, 싱가폴 등지에서 직접 방문해 테헤란로 인근의 중소형빌딩 매입을 타진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김재언 삼성증권PB사업부 팀장은 "거액자산가들의 중소형빌딩 투자에 관한 문의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최근엔 빌딩 가격도 상당히 높아져 좋은 물건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은행금리보다 높게 임대수익이 나오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엔 수익률이 2~3%대로 낮아진 곳도 많은데 빌딩 가격은 계속 오르는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관련 펀드는 어떨까.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존 임대형 부동산펀드의 경우 최근 6개월 수익률이 기준으로 3.5%(연환산 7~8%) 내외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공실률이 높아짐에따라 수익률은 다소 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실률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동산 자산운용사 및 리츠의 출혈경쟁에 따른 부동산 매매가격의 비정상적 상승으로 신규설정되는 부동산펀드들의 수익률은 예년에 비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