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초기 "부분 성공" 자축… 정부 신뢰도도 '추락'
분리 실패 알고서도 브리핑 때 언급 안해 무게·방향 틀어진 위성 낙하지점 오리무중 지난 25일 발사된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는 발사 첫 단계인 페어링(위성보호덮개) 분리 이상으로 과학기술위성 2호를 목표궤도에 올리지 못했다. 사실상 나로호는 발사 첫 단계부터 실패한 셈이다. 이를 ‘부분 성공’이라 섣불리 평가한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분 성공이 아니라 완전 실패=나로호는 당초 발사 215초 뒤 페어링 분리→232초 후 1단 로켓 분리→540초 후 2단 로켓과 과학기술위성 2호 분리 등의 과정을 거쳐 위성을 궤도에 올리게 돼 있었다. 우리 기술로 제작된 나로호 페어링은 위성을 양쪽에서 덮어 싸 외부 충격에서 보호한다. 로켓 발사 초기에 발생하는 고압, 고열 등 충격에서 위성의 정밀장치가 파손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능도 있다. 또 페어링은 로켓이 일정고도에 도달하면 위성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떨어져 나간다. 하지만 나로호의 페어링은 반쪽만 떨어져 나갔고 자신의 무게의 4배(300kg)에 달하는 남은 페어링을 달고 날아간 위성은 궤도를 이탈했다. 이에 따라 연소 종료 후 302㎞까지 올라가야 했던 킥 모터는 327㎞까지 날아갔고, 위성은 최대고도 387㎞에 도달했다. 무게와 방향이 모두 틀어진 위성은 결국 지구를 향해 낙하하면서 대기권 마찰열에 의해 불타 버렸다. 궤도를 이탈했기 때문에 낙하지점도 오리무중이다. 이날 교육과학기술부는 킥 모터 내연제로 추정되는 물체가 호주에서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 책임회피 논란=첫 단계부터 실패한 발사였지만 교과부는 발사 당시 장내 방송에서 ‘페어링 분리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장내 아나운서의 착각이었다”고 해명했다. 아나운서가 페어링이 분리가 안 돼서 연구진들이 의논하는 것을 ‘페어링이 분리됐다’는 말로 착각해 발사 4분4초 후 ‘분리가 됐다’고 말했다는 것. 하지만 이날 MDC(발사지휘센터) 상황판에 페어링 분리신호는 발사 540초 뒤 위성이 킥 모터에서 분리되고 함께 남은 페어링이 떨어져 나간 다음에야 들어왔는데도 MDC 측은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본부 발사체체계사업단장은 “상황판은 속도 등이 복잡하게 바뀌기 때문에 일반인이 봐서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교과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측은 페어링 분리 실패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1시간 뒤에 이어진 공식 브리핑 전까지 “발사에 성공했다”고 자축했고, 안병만 장관의 브리핑 때도 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 장관은 “부분 성공”이라고 주장했다. 킥 모터 탑재부에 달린 사진기에서 전송된 사진도 논란이다. 26일 MDC는 나로호가 비행할 때 찍어 보낸 사진이라면서 페어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사진 10여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사진을 전송받은 시점에 대해서 MDC 관계자는 “사진이 MDC로 직접 전송됐는지, 제주추적소나 해상에서 추적 중이던 선박으로 전송됐는지 모르겠다”면서 “사진을 전송받은 시점도 알 수 없다”고 얼버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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