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링 한쪽 분리되지 않은 채 비행하는 모습 포착
.4..3..2..1..발사!"
카운트다운과 함께 25일 오후 5시 정각에 하늘로 발사된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목표궤도 진입에 실패하면서 현재 우주의 미아로 떠돌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6일 나로호의 비행장면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 10여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나로호에 장착된 카메라가 촬영한 것으로, 카메라는 과학기술위성과 상단부인 2단 로켓 사이에 있는 어댑터에 상향과 하향 2곳에 설치돼 있었다. 사진은 모두 흑백이다.
비록 나로호는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나로호 카메라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로호가 하늘을 가르고 우주로 날아오른 장면을 10여장의 사진으로 남겼다. 사진은 나로우주센터 제주관측소와 필리핀 부근 공해상에서 대기 중이던 해경 경비함의 위성추적장비를 통해 우주센터측에 전송됐다.
이날 공개된 10여장의 사진들은 '발사 전' '페어링 분리 전·후', '1·2단 분리 전·후' '2단 점화 전·후' '위성 분리 전·후' 등의 장면을 담은 것들이었다.
교과부는 나로호 카메라가 지상으로 전송한 이 사진을 근거로 나로호 궤도진입 실패원인이 '페어링 분리이상'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륙전 사진=위성을 바라보고 있는 상향 카메라와 1단 추진제 방향으로 놓여있는 하향 카메라가 찍은 사진은 온통 검은색이다. 다만, 상향 카메라가 찍은 사진에서 가운데에 세로로 흰 줄이 그어져 있다. "2개로 이뤄진 페어링 밀착 부분에서 들어온 빛"이라는 것이 항공우주연구원측 설명이다.
◇페어링 분리시점 직후=이륙 후 216초가 지난 시점에서 찍힌 사진에선 페어링 두쪽 가운데 한쪽에 떨어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나로호가 왜 궤도진입을 못했는지를 이 사진이 생생히 알려주고 있었다. 상향 카메라가 찍은 사진의 일부분에서 페어링 내부에 있는 긴 관 모양의 공기정화장치가 보였다.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은 것이다.
◇1단 추진체 분리시점 직후=1단 추진체는 이륙 후 233초가 지나자 예정대로 떨어져 나갔다. 하향 카메라가 찍은 사진이 이를 증명했다. 사진의 정중앙에는 검은 원이 보였는데, 이것이 임무를 다한 1단이 사라지는 모습이었다. 사진 모서리에 지구의 모습도 담겨있었다.
◇이륙후 395초 시점=이 시점에 찍힌 사진은 2단 킥모터가 점화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향 카메라가 찍은 사진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지구의 모습이 나타났다. 고도 303km 지점이다.
◇이륙후 540초 뒤=위성이 분리되는 순간에 찍힌 사진이었다. 나로호는 예상보다 높은 고도 약 340km까지 올라갔다. 상향 카메라가 찍은 사진에서 2단 로켓에서 분리돼 이동하는 과학기술위성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이 사진에선 한쪽에 계속 자리잡고 있던 페어링의 모습도 사라지고 없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MCC)에서 취재진들에게 나로호 사진을 공개했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사진을 외부에 유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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