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1.30 02:56 / 수정 : 2010.01.30 18:30
2주전 귀가도중 행방불명
경찰 "엄마 찾으러 가출" 고아원측 "그럴리 없다"
경북 경주의 한 여고생이 2주째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합뉴스 1월19일 보도
사라진 여고생은 경주여고 2학년 김은비(18)로 키 163㎝, 몸무게 47㎏다. 은비는 2006년 3월말 경주시 구정동에 있는 복지시설 성애원에 들어갔다. 약간 추운 날씨였는데 털 스웨터, 운동복 바지에 손에는 흰 종이 두 장을 들고 있었다.
은비를 처음 본 성애원 원순이(48) 원장은 '봉사활동을 하러 온 중학생'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으니 은비가 종이를 내밀었다. 종이는 반듯한 글씨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은비의 엄마가 보낸 편지였다.
은비는 "엄마가 경주버스터미널까지 함께 와 이 편지를 이곳에 전해주라고 하고 갔다"고 했다. 편지는 엄마가 부르는대로 은비가 썼다. 원 원장은 "당시 은비는 한글만 알 뿐 영문 알파벳도 모르고 컴퓨터 사용법도 몰랐다"고 했다.
은비는 엄마와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 살았으며 학교는 가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병원에 데려가 정신병이 있는지 검사를 했지만 "지극히 정상인 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2006년 9월 은비는 본인이 호주가 돼 호적도 생겼다. 학교는 가야 했기에 성애원에서는 초등학교·중학교 검정고시를 보게 했다. 2007년 은비는 두 검정고시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은비는 2008년 3월 지역 명문학교인 경주여고에 입학했다. 이인환 교장은 "검정고시로 이 학교에 입학한 학생은 은비가 처음이고 검정고시 성적이 우수했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은비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한 방에 8명이 함께 생활하는 기숙사는 은비에게 더없이 소중한 보금자리였다. 주위 친구들에게 "나중에 꼭 의사가 되고 싶다"며 공부도 열심히 했다.
이과(理科)생이었던 은비는 작년 11월 전교 석차가 46등일 정도로 성적도 좋은 편이었다. 그랬던 은비가 지난 5일 사라졌다. 그날 학교에서는 오전 8시 20분부터 오후 2시 50분까지 총 6교시 보충수업이 있었다.
은비는 오전 8시 4분 성애원의 원순이 원장에게 문자를 보냈다. "원장님. 장학금 서류 갖다 드리러 집(성애원)으로 갈게요." 4분 뒤 은비는 다시 한 번 문자를 보냈다. "6교시 끝나고 바로 갈게요."
5일 은비를 만났던 학생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점을 전혀 못 느꼈다"고 했다. 수업도 빠지지 않고 들었다. 오후 2시 53분 은비는 담임 선생님에게 "장학금 서류를 주러 성애원에 다녀오겠다"고 통화를 했다. 그리고 학교를 나섰다.
오후 3시 13분 은비가 학교 정문을 나서는 모습이 정문을 비추고 있는 학교 CCTV에 잡혔다. 검은색 교복 위에 아이보리색 점퍼 차림이었다. 은비의 모습이 나타난 곳은 정문에서 300m도 떨어지지 않은 버스정류장 근처다.
경주여고에서 성애원으로 가기 위해선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하고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오후 3시 16분 은비가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원 원장은 은비가 성애원에 오지 않자 오후 7시에 전화를 했다.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오후 10시 40분에 "문자 보면 연락 달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오후 11시 20분엔 성애원 직원들이 은비에게 전화를 했지만 꺼져 있었다.
다음 날 오전 7시 전화했는데 신호는 갔지만 전화는 받지 않았다. 성 원장이 오전 8시 30분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학교에서는 "은비가 어제 기숙사에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원 원장과 은비 담임교사는 경주서에 신고했다.
경주서 실종수사팀 이인우 형사는 먼저 은비가 탔을 가능성이 있는 버스 25대의 CCTV를 조사했다. 이 형사는 "5~6개의 CCTV는 포맷된 상태여서 볼 수 없었지만 남아 있는 CCTV를 수사한 결과 은비는 버스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주목하는 부분은 은비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잡힌 기지국이 6일 오전 5시 43분 경기도 용인시 수지 부근이라는 점이다. 이 기지국은 대로변 상에 놓여 있고 사람들이 많이 다녀 한적한 곳은 아니다.
경찰은 현재 이 기지국 근처에 있는 방범용 CCTV 18개를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단서가 나오고 있지 않다. 경찰과 경주여고는 "실종일 수도 있겠지만 가출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한다.
은비가 기숙사를 나가 부모를 만나러 갔다는 주장이다. 14살까지 엄마와 있었다면 분명 엄마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기억이 날 테고 그리워하던 나머지 부모를 찾아갔다는 얘기다.
경찰은 은비가 예전에 엄마와 살았다고 한 서울 은평구 수색에 가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은비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성애원의 주장은 다르다. 은비처럼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이 말없이 가출을 했을리 없다는 것이다.
원순이 원장은 "가출했더라도 은비는 전화라도 할 아이"라고 했다. 은비가 작년 12월 27일 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요즘 부쩍 엄마가 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원장이 "수능 뒤 같이 찾아보자"고 위로했다고 한다.
경찰이 가출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는 또다른 이유는 은비가 성경·플루트·바지 한 벌·상의 두 벌을 들고 나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원 원장은 "은비가 찍힌 CCTV에서 은비의 손에 짐이 없다"고 반박했다.
은비는 평소에 부모님과 연락을 자주 한다고 친구들에게 말하고 다녔다. 김주희(18)양은 "은비는 엄마한테 온 문자라고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도 있고 올해 사촌동생이 서울의 한 사립대에 진학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아빠가 서울 유명 사립대 병원 의사인데 의료사고가 나고 일이 꼬여 어쩔 수 없이 내가 이곳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다. 원 원장은 "은비가 다른 아이들에게 자신도 평범한 가정인 것처럼 보이고 싶어 그렇게 말했을 뿐 부모를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형사도 "작년 8월부터 최근까지 은비의 통화내역을 조사해봤지만 부모라고 여길 만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경주경찰 "실종 여고생 소재 확인"
(연합뉴스 2010.02.02 18:07)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주경찰은 "김은비양의 소재를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양이 연락이 끊긴 뒤 경기도의 어머니 집에 있었으며 김양의 외삼촌이 실종관련 뉴스를 보고 확인한 결과 어머니 집에 있어 경찰에 전화했다"면서 "전화를 받은 용인 경찰이 2일 김양이 어머니 집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주여고 2학년인 김양은 지난달 5일 오후 3시께 보충수업을 마치고 장학금 관계로 경주지역 한 복지시설에 서류를 전달하기 위해 학교를 나선 뒤 담임교사에게 전화한 이후 연락이 끊겼다.
김양은 실종 다음날인 6일 오전 5시43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서 휴대전화를 켠 사실이 확인됐으나 이후 휴대전화는 꺼진 상태로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었다
(머니투데이 2010.02.04 16:43) |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경북 경주여고 2학년 여고생은 경찰조사 결과 89년생 이모씨로 밝혀졌다.
지난 2006년 3월 홀연히 보육시설 '성애원'에 나타난 이 씨는 자신이 미혼모의 딸이며 호적도 없고 한 번도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후 보육원측의 도움으로 호적을 취득해 92년생 김○○가 됐다.
당시 미성년자로 주민등록증 발급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지문조회로도 신분확인이 어려웠다. 김○○로 새롭게 등재되면서 이 씨는 이중호적자가 됐다.
신분을 속인 채 영화 같은 4년간의 삶을 살았던 이 씨. 하지만 이 같은 이중호적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경주시청에 문의 결과 이중호적은 "법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당시 이 씨의 호적 신청을 담당했는 경주시청 관계자는 "무적자인 고아의 경우 담당 보육시설의 장이 취적신청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상이한 두 호적에 기재된 인물이 동일인으로 확인되면 경찰측의 통지를 받아 관할지방법원에 의뢰, 중복된 호적을 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중호적으로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이 씨는 1년 만에 초·중등 교육과정을 마스터하고 검정고시를 치러 경주여고에 입학했다. 4년간 모범생으로 생활하던 이 씨는 지난달 5일 보육원에 장학금 관련 증명서류 제출을 위해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끝으로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이후 보육원의 신고로 경찰이 실종 수사에 나섰으며, 사건 내용이 SBS '큐브'를 통해 전파를 타면서 많은 이들이 여고생의 무사귀환을 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경찰에 걸려온 외삼촌의 전화를 통해 이 씨의 소재가 파악되면서 결국 그녀의 이중생활이 드러났다.
한편 이 사건을 담당했던 경주경찰서측은 "이중호적 말소 등 행정적 절차는 차후문제"라며 "호적을 의도적으로 위조하는 등의 고의성이 없었기에 호적법 위반으로 처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1세 처녀가 여고생 행세, 아무도 몰랐다
복지시설에 머물다 실종신고된 후 단순가출로 3일 확인된 경주 여고생. 왜 신분을 속이고 '호적세탁'을 했을까.
열일곱살 김○○양으로 알려졌던 이 여고생은 21세 이모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4년전 경기 용인의 부모집에서 가출한 이씨는 스스로 경주의 보육시설로 들어갔다. 학교에 다닌 적 없이 노숙자 생활을 했다고 '거짓말'을 한 이씨는 이후 새로운 호적을 취득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지역 명문 경주여고에 진학했다.
이씨가 다닌 경주여고 관계자는 4일 "다른 여고생들과 대동소이했다. 특별히 신체적으로 눈에 띌만한 점도 없었다"고 기가 막혀했다. 2년동안 이씨를 가르쳤다는 이 교사는 "사실 고2나 대2 정도의 나이나 외양상 크게 구분이 안 갈테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니 나이가 좀 많아서 (태도가) 성숙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 "여학생의 경우 작은 일에도 상처입을 수 있기에 보육원에서 지내며 검정고시를 거쳐 입학했다고 해서 학교측에서 세심하게 배려해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지역에서 뛰어난 학생들만 진학하는 학교이다 보니 별달리 크게 말썽을 피우는 학생도 없었고, 이씨 역시 그랬다고 한다. 이씨는 8명이 함께 생활하는 생활관(기숙사)에서도 규정을 잘 따랐고 성적도 우수했다.
지난달 5일 자취를 감춘 후 주변 학생들에게서 나온 말은 좀 달랐다. 이 교사는 그러나 "꾸며낸 얘기인지 신빙성은 없지만 1학년때 몇몇 학생들과 함께 서울대 견학을 갔을 당시 '아버지가 의사인데 의료사고로 자신이 경주에 오게 됐다'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고 기억했다. "어머니와 연락했다는 얘기도 있어 실종 후 어머니가 와서 찾아간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2006년 3월 "엄마가 경주버스터미널까지 함께 와 이 편지를 이곳에 전해주라고 하고 갔다"며 스스로 입소했다. "제가 19살때 낳은 ○○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대신 키워달라는 청탁을 담은 편지였다. 어머니와 서울 수색동에 살았으며 학교에는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그해 9월 본인이 호주인 호적을 만들고 초·중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2008년 3월 경주여고에 입학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지난달 5일 보육원에 장학금 서류를 가져다주겠다며 학교를 나선 이후 소식이 끊겼다.
실종전담팀을 가동한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본래 집에서도 부모에게 문제가 있어서 가출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며 "일종의 자작극"이라고 정리했다.
경주 여고생 실종사건, '미드'가 따로없다
[고3때 가출→복지원 입소후 여고 재진학→4년만에 다시 가출]
복지시설에 머물다 실종 신고된 경주 여고생의 실체는 알려진 것과 달랐다.
김모(17)양이 지난달 5일 자취를 감추자 김양을 보호하던 복지원은 실종신고를 했다. 그러나 김양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양의 실제 나이는 22세 이상이며 실명도 따로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김양의 실종을 다룬 TV방송을 본 외삼촌이 김양의 부모에게 확인해 경찰에 전화, 김양이 경기도의 집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2006년 복지원에 자진 입소할 때 밝힌 나이와 이름이 모두 가짜로 드러났다"며 "일종의 자작극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양의 실종 사연은 SBS '큐브' 등 언론매체에 소개되며 화제가 됐다. 김양은 2006년 3월 이 복지원에 "엄마가 경주버스터미널까지 함께 와 이 편지를 이곳에 전해주라고 하고 갔다"며 스스로 입소했다.
김양이 받아 적었다는 편지는 "제가 19살때 낳은 ○○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대신 키워달라는 청탁을 담고 있었다. 김양은 어머니와 서울 수색동에 살았으며 학교는 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해 9월 본인이 호주인 호적을 만들고 초·중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2008년 3월 지역 명문인 경주여고에 입학했다. 기숙사에서 생활했고 전교 20등 안에 들 정도로 성적도 좋았다고 한다.
1월5일 오후 3시13분 학교 정문을 나서는 모습이 폐쇄회로TV에 찍힌 것을 끝으로 김양은 사라졌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주경찰서는 전담팀을 꾸려 용인경찰서와 공조수사를 펼쳐왔다.
한편, 김양의 소식을 알게된 복지원 측은 "○○가 가져온 편지에 쓰인대로만 알고 있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복지원 원장은 상황파악을 위해 3일 오전 용인으로 향했다. 연락이 닿았으나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허무한 경주 여고생 실종사건, 처벌은?
TV도 주목하며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경주 여고생 실종사건을 경찰이 '철없는 행동'으로 결론내렸다.
17세 김○○양으로 알려졌던 문제의 여고생은 경기 용인에 거주하던 21세 이모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씨의 행방을 파악하려는 미디어의 취재경쟁이 가열됐다.
하지만 이 사건을 담당한 경주경찰서측은 "공조수사를 펼쳐 이씨의 소재를 파악한 용인경찰서로부터 이씨와 관련한 모든 사실을 모두 함구해줄 것을 당부받았다"며 "부모와 함께 거주하던 보육원을 찾아 자초지종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해왔다"고 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4년만에 딸을 찾은 이씨의 부모가 딸의 얼굴과 신원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무척 놀란 상태"라며 "딸의 생활과 장래에 지장을 줄 것을 염려해 절대 신원을 노출하지 말아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애초 이씨가 어떤 각본을 가지고 이 같은 일을 꾸민 것이 아니라 철이 없었을 뿐"이라며 "자기도 이렇게 사는 것이 괴로워서 부모를 다시 찾아갔을텐데 이 같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에 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는 이씨의 '거짓말'을 근거로 초·중학교 검정고시를 1년만에 통과하고 우수한 성적을 낸 '천재'라는 보도가 화제성을 낳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이씨를 보호한 보육시설 원장도 크게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원장도 충격을 받았을테지만 딸처럼 키워온 이씨를 더 걱정하고 있다. 이번 일로 이씨가 심리적 타격을 받지 않을까 끔찍히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씨가 용인의 부모집을 찾아간 사실이 확인된후 실종 전담반은 3일자로 해체됐다. "여고생이 실종됐다고 하니 조두순 사건 같은 일에 피해를 당했을까봐 한달여 수사기간 동안 경찰들이 마음을 졸이며 고생을 많이했다"며 "생사가 확인되고 범죄관련성이 없으므로 사건은 종결처리됐다"고 확인했다.
또 "이중호적 말소 등 행정적 절차는 차후문제"라며 "호적을 의도적으로 위조하는 등의 고의성이 없었기에 호적법 위반으로 처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2006년 3월 "엄마가 경주버스터미널까지 함께 와 이 편지를 이곳에 전해주라고 하고 갔다"며 스스로 경주 불국사 근처의 보육원에 입소했다. "제가 19살때 낳은 ○○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대신 키워달라는 청탁을 담은 편지였다. 어머니와 서울 수색동에 살았으며 학교에는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그해 9월 본인이 호주인 호적을 만들고 검정고시를 거쳐 2008년 3월 경주여고에 입학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지난달 5일 보육원에 장학금 서류를 가져다주겠다며 학교를 나선 이후 소식이 끊겨 주변인들을 애태웠다.
물리적, 물질적 피해를 입히지 않는 거짓말은 공권력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전례가 남게 됐다.
경주 실종 여고생 나이ㆍ신분 속인 이유는
2006년 가출, 경주 찾은 배경, 실종 등 의문투성이
(연합뉴스 |2010.02.04 19:09)
경북 경주에서 지난달 5일 연락이 끊긴 뒤 지난달 2일 소재가 확인된 김은비(17.고교 2년)양이 실제로는 10대가 아니라 20대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나이와 신분을 속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양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4일 해당 여고 게시판에는 '적은 나이도 아닌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일을 벌인 건지..' '정말 허무하다..뭐 이런 일이 다있나 싶네요' 등 어이가 없다는 반응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양의 출생 연도는 당초 알려진 1992년이 아니라 1989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양은 2006년 경주의 한 복지시설을 찾았을 때 이미 실종신고가 돼 있었으며 지난달 5일 연락이 끊긴 지 이틀 뒤인 7일 실종신고가 해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양이 경주를 떠난 다음날 경기도 집으로 간 것으로 확인했다.
김양은 2006년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 어머니가 써준 편지라며 편지 1통을 들고 경주지역 한 복지시설을 찾았으며 호적도 없는 상태로 편지에는 1992년생이고 이름이 은비라고 적혀 있었다.
또 키우기 힘들어 은비를 보낸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후 김양은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면서 2006년 9월 호적을 취득했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해 고등학교에 입학, 기숙사 생활을 해오다 지난달 5일 연락이 끊겼으며 지난 2일 경기도의 어머니 집에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김양이 어떻게, 왜 2006년 집을 나왔고 어떤 이유에서 경주의 한 복지시설까지 찾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김양이 복지시설을 찾았을 때 들고 온 편지도 본인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어떻게, 누가 썼는지 등도 오리무중이다.
김양의 소재를 확인한 용인경찰서 관계자는 "김은비 양은 현재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아 치료를 요하는 상태"라며 "실종된 뒤 소재가 파악된 김양을 상대로 간단한 조서만 받았을 뿐 경기도 집을 나간 배경, 경주로 간 배경, 고아로 속인 배경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은 김양의 치료가 끝나 안정을 취하게 되면 경주경찰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양의 연락이 끊긴 뒤 고3이 되는 중압감 등으로 가출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사건 관련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왔다.
김양는 복지시설과 학교에서도 별 문제없이 생활을 잘해왔고 성적도 전교 20등 안에 들 정도였다는 것이 경찰의 이야기다.
김양은 2006년 당시 고등학교를 다니다 가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경주에서 3년 넘게 생활하다 행방을 감춘 것도 고등학교 2학년 막바지였다.
이 같은 사실로 미뤄볼 때 학업에 대한 중압감이 가출의 큰 이유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집안 사정때문에 가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경주를 떠나 다시 집으로 돌아간 점으로 미뤄볼 때 이를 단정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김양이 이처럼 신분과 나이를 속이고 철저하게 이중 생활을 해온 이유는 경찰의 추가 조사가 있어야 정확하게 밝혀질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양의 이중 호적 취득 경위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해당되는지도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아마도 이 모든것이... rubi님 22:24
- 저 한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은 아닐것이다. 저 나이에 이런생각 하기가 어려울것 같다.....좀더 많은것을 아는 어른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일것 같다. 제도적으로 이런일이 가능할수 있다는 것을 잘아는 어른.
- 가출했는데...괜히 심심했던거지 대한국민님 22:14
- 그래서 여고생놀이를 해볼까하고 내딛은 첫발이 검정고시놀이였던거야
그래서 검정고시 합격하고 여고생놀이하다가 쥐알밤톨만한것들이 친구
먹어주는 것도 배알이 살살 꼴리는데 이젠 따까지 시킬라고 하니깐 열
받은거지 그래서 아 이제 여고생놀이는 할만큼했고 컴백홈해서 그동안
애좀 태웠을 파더와 마더에게 감동의 휴먼스토리를 들려줄라고 하던 차
에 니기미 쌍쌍바같은거 ㅋ 낮짝이 대문짝만하게 전단으로 붙은거지
- 다시 시작하고 싶었나보다 rubi님 22:02
- 생각만큼 성적이 안나와주니 다시해서 좋은대학 가려고한거 아닌가....재수하기에는 집사정이 안되니까....아무튼 대단하다,저런게 가능하구나.
- 치밀한 신분세탁과 출세에 대한 강한 집념... [1] 허니님 21:47
- 자신의 불행한 집안 사를 숨기기 위해 자진 가출해서 보육원으로 들어 갔고.
그 곳에서 호적을 새로 만들어 새로운 신분으로 탈바꿈에 성공했고.
새 신분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 집념을 불태웠을 것 같음.
신정아가 와서 언니 하고 갈 만한 여자인 듯... 무섭네요~
- 놀라운 생명력 지혜로운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nandy님 20:31
- 진짜 이름이 머라? 이제 주민등록증에 본인이 틀림없는
사진, 이름을 보고도 믿지 못하게 됐네....
교육청, 학교 교장 비리에 어린 학생의 조금은 순진 무구한
행동.... 가히 대한민국은 요지경 세상이네.
- 나이, 신분 속인 이유따위는 알고 싶지도 않다. 대한민국님 19:32
- 노숙자 엄마의 편지까지 만들어서 가져온 앤데 이유를 대라면 어련히 또 소설을 쓰려고.
얘 때문에 장학금 못받은 가정 어려운 학생이 있을거다. 그간 받았던 장학금 다 토해내라. 119에 장난 전화를 걸어도 벌금을 내는데, 보육원에서 생활했던 국민의 세금과 장학금은 도로 지불해야잖나?
법이 관대가 할데가 따로 있지, 이런 케이스를 봐주면 앞으로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진다. 게다가 앞으로 실종사건이 나면 사람들은 또 자작극이 아닌가 의심부터 할거다.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관련된 방송 다운까지 받아보면서
진짜 진심으로 기도했다,,아무일없기를...
물질적피해를끼친건아니지만, 전국민을 우롱한거나 마찬가지..
너 찾아달라고 청원한네티즌은 뭐가되고 나처럼 살아만있어달라고
바랬던 사람도 한둘이 아닐텐데...
방송에서 보니 뭐 처음에 알파벳도 잘모르고 어쩌고 저쩌고하던데,,
그럼 보육원에 들어왔을때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이
모두다 연기고 거짓이란 말인데...
차라리 이참에 연기자로 데뷔해라..
연기하나는 끝내주게 할것같은데........
막상 나와보니..돈이 있나 갈데가 있나..
그러다 보니 나쁜길로 빠질만큼 발라당 까진애는 아니고 ..
어쩌겠어..고아원이나 보육원에 가면 재워주지 먹여주지..
근데 거기 갈라면 고3이라 하면 누가 받아주겠어..
게다가 학교까지 다녔다고 하면 자료가 있을테고..
그러니 호적도 없고 나이도 속이게 된듯..
처음에는 가출해서 며칠 생활할데가 필요해서 한 거짓말이였는데 ..
그게 몇년이 되고 커진거 같음..
심적으로 안정이 되면 용서를 구하고 책임을 질줄 아는 성인으로 돌아오시길...
아니냐. 진짜 존경스럽다. 영화로도 만들어도 손색없을듯.
그어린나이에 벌써 우와~~~ 대단하다. 머리가 비상하네.
여학생은,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경기도와 떨어진 지방을 택했다.
어머니와 논의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단, 여학생은 서울경기와 떨어진 곳에 입학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세탁했다.
여자라서 가능했다. 설마 어린여자가 거짓말을 할리 없으리라고생각한 보육원은 의심없이 여학생의 호적을 만들었다.
여학생은 높은 등수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또다시 시작한 야간학습 및 억제된 삶이 힘들었다.
다시, 용인의 엄마에게 찾아갔다.
이런 시나리오 아닐까?
잠잘곳도 없고 이대로 있다간 얼어죽을것 같으니
보육원을 들어가야 하는데
보육원 들어가려면 나이가 20세 미만이어야 하는데
이미 20세였으니 들어갈 수 없고
그래서 그냥 나이 속이고 보육원 들어갔던거 아닐까?
근데 공부를 잘하니까 여기저기 매체에서
촬영나오고 인터뷰 나오고 이러다가 일이 커지게 된거지 ㅎㅎ
뭐... 이래저래 이해는 안되지만
가출 후 생계를 위해 그랬던게 맞는것 같네..
근데.. 전교10등 안에 드는 성적이면
얼마든지 좋은 대학 갈 수 있을듯
지금이라도..
입력 : 2010.02.05 23:07
- ▲ 이철민 디지털뉴스부장
조선닷컴은 4일 경주에서 지난달 초 '실종'됐다는 한 여고생 사건에 대한 후속 보도를 했다. 17세로 알려진 '김은비'라는 학생이 사실은 21세의 이(李)모 여성이고, 가출해서 신분을 속이고 제 발로 보육원에 들어가 고교 공부를 다시 하다가 4년이 지나 부모가 있는 서울의 집으로 돌아갔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이 기사에 달린 조선닷컴의 백자평(百字評) 댓글들에는 이 여성을 향한 욕설에 가까운 비난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이 학생의 안전을 염려했던 만큼 비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도를 넘었다. 다른 주요 웹사이트에도 많이 달린 댓글 역시 신문에 옮기기에 부적절한 수준이다. 이런 저급한 댓글의 특징은 무슨 일이든지 아무 논리도 없이 비난의 화살을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이 여성에 대한 비난이 이명박 대통령이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로 연결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이날 어느 여가수가 방송 인터뷰에서 한 전직(前職) 대통령이 자신의 팬(fan)이었다고 밝혔다. 그 기사에 대한 댓글엔 그 가수를 인격적으로 난도질하는 내용이 절반을 넘었다. 그 가수가 그 전직 대통령을 좋아한다는 것도 아니고, 전직 대통령이 그 가수를 좋아했다는 것인데도 그 가수의 '개념 없음'이 죄목(罪目)이 됐다.
조선닷컴은 댓글이 비방·모욕·음란·허위 사실 유포·광고이냐는 등의 기준에 따라 댓글의 5~10%는 삭제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백자평이 '깨끗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저질(低質) 댓글의 범람은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는 아예 댓글(comments)을 엄격한 잣대로 선별(選別)해 게재한다. 다른 댓글 작성자를 비방하는 글은 물론, 논점을 벗어나도 탈락이다. 지나치게 흥분한 글도 거부된다. 이런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자동 검열(screening)하는 소프트웨어가 없다 보니 웹사이트 운영자가 일일이 댓글을 읽는다. 그래서 하루에 댓글이 허용된 기사는 5~6건뿐이다.
미국의 많은 학교에서 지난달 25~29일은 '욕하지 않는 주간(No Name-calling Week)'이었다. 통신장비업체인 시스코가 후원해 2004년부터 실시하는 이 캠페인은 온·오프상의 공동체에서 인종, 성적(性的) 취향, 생각 등이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욕하는 것을 어릴 때부터 철저히 교육해 막자는 취지다.
하지만 일주일간 캠페인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아이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작년 9월 포털 사이트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이른바 '악플러' 평균 연령은 25.7세였다. 2006년 한 진보적인 여성운동가의 아들이 사고로 사망했을 때 악플을 단 이들은 검찰 조사 결과 대부분 직장이 있는 30~50대 남성이었다.
경주 '실종 여고생' 비난 백자평은 100여건에 달했다. 그 속에는 5일 이른 아침에 자신을 의대생이라고 밝힌 사람이 올린 다섯 건도 포함돼 있었다. 2008년에 '은비 학생'을 자원(自願)해서 가르쳤다는 그는 '은비 학생은 불평 없이 엄청난 숙제를 다하고, 진짜 의사가 되려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성적도 엄청 올랐던 학생이었다. 그의 선택이 혹시 어쩔 수 없는 환경 탓은 아니었을까…'라고 썼다. 한 개인이 수준 이하의 댓글에 상처받지 않고 견디는 방법은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인터넷 욕설과 비방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가족 "정신적 문제 있다" 주장 이전 학교는 "고3 때 첫 가출… 성적 안나와 부담 가졌을 것"
입력 : 2010.02.20 03:03 / 수정 : 2010.02.20 14:24
'김은비' 위장 이모씨 행적 뒤따라가보니
경북 경주에서 지난달 학교를 나간 뒤 한 달 가까이 행방이 묘연해 납치 여부로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여고생 '김은비양' 실종사건은 21세 여성의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2월 5일 보도"아이가 무사한 건 다행이지만 허탈하죠." '김은비 실종사건'을 수사한 경주서 이인우 형사는 씁쓸해보였다. "은비를 찾아 달라"고 애원했던 경주여고와 그의 친구들, 그를 보호했던 복지시설 성애원도 허무하긴 마찬가지였다.
경찰은 "황당하고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사건"이라고 했다. 김은비가 나타난 순간, 사건의 모든 '팩트'가 달라졌다. '김은비'라는 이름은 '이모양'으로 바뀌었고 나이도 1992년생에서 1989년생으로 세살 늘었다.
다니던 학교도 경주시 경주여고에서 용인시의 한 고교로 변했다. 도대체 '은비'는 왜 자기 신분을 속인 채 4년 동안 여고생으로 위장해 살았던 것일까?
- ▲ 은비는 왜 4년간 자신을 철저히 숨긴 채 모두를 속이고 살았을까.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맏딸로 자라 공부도 잘하던 은비.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길은 없었던 것일까. 외부제공
이씨는 "첫 전화 후 은비가 한 번 더 전화를 해 '집에 혼자 찾아 오겠다'고 말해 밖에서 기다리다 집으로 데려왔다"고 했다. 7일 외삼촌이 "은비가 부모와 함께 집에 있다"고 신고했다. 은비는 부모와 용인서에 갔다.
아버지는 4년 전 은비가 가출했을 때 용인서에 실종신고를 해 놓은 상태였다. 용인서에서는 당시 자료를 대조한 후 은비임을 확인했다. 오세찬 형사과장은 "아버지는 딸이 실종된 후 지금까지 아이를 애타게 기다렸다"고 했다.
아버지는 "난 딸이 친구들한테 말한 것처럼 유명대학 의사가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은비는 경찰에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계속 말했다고 한다. 은비는 "4년 전 학교에 가려고 나와서 버스를 탔는데 깜빡하고 내려야 할 버스 정류장을 지나쳤다. 버스가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서기에 내렸다"고 했다.
터미널에 앉아 있던 은비는 근처에서 가출한 다른 여학생을 만났다. 이 여학생은 은비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도 집을 나왔는데 경주에 성애원이라는 곳이 있다. 우리 함께 가자." 그래서 은비는 경주행 버스를 탔다.
4년 전 집을 나설 때는 교복 차림이던 은비는 성애원에 들어갈 때는 털 스웨터에 운동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오 과장은 "은비가 체육복 같은 옷을 들고 나간 뒤 화장실 같은 곳에서 갈아입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면 은비는 왜 가출을 했고 이제 와서 집에 다시 돌아갔던 것일까? 은비의 가족들과 성애원, 용인서는 은비에게 약간의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은비 아버지는 "은비가 친척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용인서 관계자는 "경찰에 왔을 때도 깜빡깜빡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은비가 그동안 학교 성적이 좋았던 것과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것도 전적으로 믿기엔 무리가 따른다. 경주서 이 형사는 "애가 공부하기 싫어 가출했고 4년 전 성애원에 '엄마가 적어줬다'고 말하며 건넨 편지도 가출 여학생이 갖고 있던 편지를 흉내낸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은비가 만났던 가출 여학생은 이름을 말해주며 "나도 성애원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성애원 원순이 원장은 "그런 이름을 가진 아이는 우리 시설에서 자란 적 없다"고 확인했다.
처음 가출했을 때 은비는 고3이었다. 경주여고에서 집으로 돌아간 시점도 고2에서 고3으로 막 넘어갈 시점이다. 공부에 대한 압박감이 심했을 때다. 은비가 4년 전 다녔던 A고도 은비의 가출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A고 관계자는 "은비 아버지는 공무원이며 가출 당시 '집을 나간다'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은비가 본인이 적어내는 모의고사 점수보다 항상 낮게 나와 심적으로 부담이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은비의 담임은 "아이가 공부도 꽤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생글생글 잘 웃었다"고 말했다. 은비는 2006년 3월 모의고사를 봤는데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고 집안 사정도 어려워 휴대폰도 갖고 있지 못했다.
이 교사는 "은비와 친했던 친구들이 은비가 평소 '남자친구가 있는데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엄청나게 부자에다가 선물도 많이 준다'고 자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들통이 났다고 한다"고 했다.
2006년 3월 20일 가출했다고 기억하는 이 교사는 "그날이 월요일이었는데 금요일날 찾아와 '부모님이 이장(移葬)을 하느라 동생들 밥 줄 사람이 없어 자율학습 못할 것 같다'고 해 보내줬는데 그 이후로 소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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