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폭발 3대의문점
입력 : 2010.06.10 22:08 / 수정 : 2010.06.10 22:55
◆“1단 엔진 이상 유력… 공진현상 등 가능성”
가장 큰 궁금증은 폭발 원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발사 실패의 원인은 ‘1단 엔진 이상’이 거의 유력하다. 추락지점인 137.1초는 1단 엔진이 연소되며 발사체가 비행하는 구간이다. 사고 직전 관측된 검은 연기와 나로호가 사고 직전 보내온 섬광이 번쩍하는 영상 등도 1단 엔진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윤웅섭 연세대 교수는 “로켓 발사 실패 중 약 56%가 발사체를 밀어올리는 추진부분(1단 로켓) 이상(異常)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1단 엔진 이상이 일어났을까? 전문가들은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이른바 공진(工振)현상이 일어났을 가능성이다. ‘공진현상’이란 물체의 고유 주파수에 맞춰 특정한 주파수가 공명하면 물체가 부서지는 현상이다. 가수의 목소리에 맞춰 유리컵이 깨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창진 건국대 교수는 “로켓 화염 배출구에서는 격렬한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다양한 주파수가 발생한다”며 “이 주파수에 로켓 연소실이 공진하면 폭발하는 데, 로켓 발사 실패 유형 중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공진 현상’을 막는 방법이 각 국가 로켓 개발 노하우의 요체라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다른 하나는 터보 펌프 이상이다. 터보 펌프란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실로 이동하도록 힘을 가하는 장치. 이창진 교수는 “터보펌프로 이동하는 연료·산화제는 항상 속도와 양이 일정해야 한다”며 “연료·산화제의 양이나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 10일 오후 나로호 발사 실패 소식이 전해진 후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에 있던 러시아 과학자들이 실패원인분석을 위해 통제동으로 가고있다.
◆검증 안 된 엔진 들여온 게 잘못?
책임 소재도 반드시 밝혀야 할 문제다. 일단 1단 엔진을 만든 러시아 기술진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1단 엔진은 계약에 따라 한국 기술진이 관여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사용되는 부품·기술도 모두 러시아산(産)이다. 특히 러시아의 책임 여부는 3차 발사 여부와도 연관돼 있어, 꼭 양측이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관계자는 “한국·러시아 기술진이 세부 비행상태 분석에 착수했으며, 2~3차례 추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측의 잘못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음부터 잘못된 1단 엔진을 계약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나로호 1단 엔진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의 ‘RD-151’엔진.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로켓 ‘앙가라’에 장착될 ‘RD-191’엔진을 개조한 것이다. 실제 시험비행은 나로호가 처음이다.
한 우주항공 전문가는 “RD-151 엔진은 추력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등 성능이 좋지만, 개발이 끝나지 않은 미완성 엔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항우연측은 “RD-151은 액체산소와 등유를 활용하는 효율 좋은 엔진”이라며 “오히려 개발 중인 엔진을 들여와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측면이 많았다”고 반박했다.
◆너무 빨리 발사하지는 않았나?
또 하나 궁금증은 발사 일정이 너무 촉박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나로호는 지난 7일 전기(電氣)적 이상을 일으켜 기립(起立)이 5시간 넘게 지연됐다. 9일에는 소화설비 이상으로 발사가 아예 늦춰졌다.
그러나 한국·러시아 기술진은 밤샘 작업을 강행하며 발사 연기 하루 만에 나로호를 발사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기술진이 발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50여명이나 와있는 러시아 기술진이 체재비 부담이나 향수병을 참지 못해 가능한 한 발사를 주장했을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한 러시아 기술자는 “나로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부산에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 우주항공전문가는 “러시아 기술진의 체재비는 계약 비용에 포함돼 있으며 별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항우연측은 “이번 발사 실패 원인은 7일과 9일 발생한 이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러시아와는 충분한 협의를 통해 발사 일정을 잡아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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