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조선] 6·4 지방선거 화제의 여성 당선인들 : 이번에도 여성이 대세
세월호 침몰 이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전국적으로 치러진 6·4 지방선거. 이번에도 여성 파워가 돋보였다. 화제의 당선인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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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연희 강남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송파구청장(왼쪽부터)
강남 3구 희자매
신연희 강남구청장-조은희 서초구청장-박춘희 송파구청장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는 여성 구청장이 싹쓸이를 했다.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며, 이름의 마지막 자가 모두 ‘희’여서 ‘희자매’라는 애칭이 생겼다. 현역 강남구청장인 신연희 후보와 송파구청장인 박춘희 후보는 재선에 성공했고, 조은희 후보는 최초의 여성 서초구청장이 됐다. 서울에서 여성 구청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선자 이름 마지막 자가 모두 ‘희’여서 ‘희자매’라는 애칭도 생겼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행정 전문가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강북구 부구청장과 서울시 행정국장을 지냈다. 2010년 구청장이 된 뒤 성매매 업소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불법·퇴폐 영업과의 전쟁’을 벌였으며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신 구청장은 “강남의 주요 상권을 육성해 명동을 능가하는 쇼핑산업 중심 도시를 건설할 것”이라면서 당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삼성동은 국제회의, 문화·관광, 비즈니스 중심지로, 수서동은 KTX역을 기반한 교통요충지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하는 행정, 참여하는 행정, 현장중심의 행정으로 주민 모두가 행복하고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신 구청장은 민선 6기가 강남구 역사상 가장 빛나는 발전기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원래 분식점을 하던 전업주부였다. 그러다 37살에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해 12년 만인 2002년 여성 최고령으로 합격한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다. 부산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행정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잠실관광특구, 제2롯데월드타워, 위례신도시, 종합운동장 개발, 문정 미래복합단지 등 도시 30%의 개발을 진행한 주역이기도 하다.
주민의 삶이 나아지는 송파구를 만들겠다는 박 구청장은 일자리, 복지, 나눔이 함께하는 ‘행복나눔센터’를 지어 원스톱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복지 안정망을 구축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그녀의 포부다.
서초구청 조은희 당선자는 새누리당의 여성 우선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서초구 최초의 여성 구청장이 됐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국문학 석사, 단국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조 당선자는 경향신문과 영남일보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을 지낸 뒤 오세훈 서울시장 때 최초로 여성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남성 행정관료가 일하던 자리에 여성 구청장을 찍은 것 자체가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라는 구민들의 메시지라고 본다”는 조 구청장은 소통과 배려, 통솔력에 더해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면서 당선 소감을 전했다.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기보다는 사랑 중심의 열린 행정을 펼칠 것이라고 구정 운영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주민 불편 하나에 공감하며 꼼꼼하게 주민의 삶을 챙기는 여성구청장이 되겠다는 그녀는 보육 분야에서는 공립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아이 돌보미 사업을 확대해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여성 당선인으로서의 야무진 포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외동딸 최호정 의원은 서울시 시의원 재선에 성공했다. 54.8%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류은숙 후보를 누르고 서초구 제3선거구 시의원에 당선됐다. 1967년생으로 서울 여의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대학원을 졸업, 서울시 시의원으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직을 역임했다.
최호정 당선인은 과거 발언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지난 8대 의회 당시 “돈을 적게 들이면서 기업의 도움도 받아 서울이 행복할 수 있게 해보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돈독이 올랐느냐”고 비판했고 이 영상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네티즌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호정 당선자는 올 초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80억 원대 자산으로 서울시의원 중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2014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현황(2013년 말 기준)’에 따르면 최호정 의원의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도보다 60억 원가량 많은 80억3천1백97만9천 원으로 서울시의원 중에 재산이 제일 많다. 최 의원의 재산이 급증한 것은 아버지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덕이다. 최 전 위원장 부부의 재산은 은행예금 38억1천7백16만 원, 아파트 6억5천9백만 원, 주식 4억5천4백6만 원, 토지 7억2천8백83만 원, 골프와 콘도 회원권 4억3천8백60만 원 등이다. 최 의원은 예금자산 6억6백4만 원과 23억2천5백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버지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아버지는 과거 여성과 관련된 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의 저출산 대책과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0 여기자 포럼에서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기보다는 현모양처가 되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해서 논란에 휩싸였다. 최 위원장의 발언 중 “여성이 살면서 몇 가지 행복이 있다. 탄탄한 남편을 만나야 하고 재물과 알맞은 일거리가 있어야 하고 행복한 자녀를 둬야 한다”는 말로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당선 이후 최호정 의원은 이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태까지는 처음이었고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동안 일하면서 시의원이라는 자리의 무게감, 책임감을 알았다. 앞으로 더 겸손해진 자세로 공부해서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천구 최초의 여성 구청장이자 야당 후보로서는 처음으로 당선이 됐다. 치열한 접전 끝에 전직 국회의원인 오경훈 후보를 누르고 민선 6기 구청장이 된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이제학 전 양천구청장의 부인이다.
김 구청장이 이번 선거에 나온 것은 남편을 대신해서 나온 설욕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제학 전 양천구청장은 지난 2010년 양천구청장에 당선됐지만 채 1년도 못 돼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선거운동 중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추재엽 전 구청장이 보안사 근무 시절 고문을 했다는 내용을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남편이 물러난 뒤 김 당선자는 2011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한나라당 후보였던 추 전 구청장과 맞붙었지만 패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두 번째 도전이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 당선자와 이제학 전 구청장은 ‘총학생회장 출신 부부’이기도 하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당선자는 민주화운동을 하다 옥살이를 했고, 열린우리당 여성국장, 숭실대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남편인 이 전 구청장 역시 서강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양천구에서 28년 동안 살아온 김 구청장은 “그동안 주민들이 들려준 목소리와 애환을 빠짐없이 구정에 반영하고 선거 과정에 약속한 10대 공약과 70가지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천구가 주거밀집지역으로 교육과 복지, 안전이 중요한 곳이라는 점을 들면서 ‘엄마의 마음과 정성’으로 서울형 혁신학교 추가 유치와 우수한 강사를 초빙한 방과후학교 활성화, 학교생활 개선을 위한 교육경비보조금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치인 여성 진출 어떻게 되고 있나?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여성 후보 40명 중 9명이 당선했다. 지난 2010년 제5회 6·2 지방선거에서 여성 후보자 26명 중 6명이 당선된 것에 비해 3명이 더 늘어난 수치다. 1995년 1회 지방선거에서 1명, 1998년 2회 0명, 2002년 3회 2명, 2006년 4회 3명, 2010년 5회 6명, 올해 6회 9명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지역별로 서울 4명, 부산 2명, 대구 1명, 인천 부평 1명, 경기 과천 1명으로 총 9명이다.
서울지역 25개 선거구에서 강남은 여성이 휩쓸었다. 현역 강남구청장인 새누리당 신연희 후보가 61.3% 득표율로 새정치민주연합 여성 후보인 김명신 후보(35.4%)를 제치고 압승했으며 송파구청장 박춘희 후보가 53.6%로 박용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43.9%)를 가볍게 제쳤다. 이 둘은 일찌감치 당내 경선을 뚫고 본선에 오른 경우라 경쟁력을 검증받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새롭게 서초구청장에 도전한 새누리당 조은희 후보는 49.9% 득표율로 곽세현 새정련 후보(32.8%)를 제쳤다. 이제 ‘여성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말은 시대에 뒤처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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