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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천문학

“우주, 빅뱅 뒤 급팽창” 이론 입증…전 세계 ‘흥분’ (한겨레 : 2014.03.18 22:28)

“우주, 빅뱅 뒤 급팽창” 이론 입증…전 세계 ‘흥분’

우주탄생 비밀 풀 증거 마침내 찾아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남극에 전파망원경 ‘바이셉2’ 설치
우주배경복사 편광 패턴 관측 통해
‘급팽창 증거’ 원시 중력파 흔적 검출

급팽창 시기·규모도 규명돼
중력 정밀연구 단서도 줄 듯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CfA) 과학자들이 17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태초 우주 대폭발(빅뱅) 뒤 급팽창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클렘 프리케, 제이미 복, 차오린 쿠오, 존 코박이다. 아래 사진은 이들이 남극에 설치한 전파망원경 바이셉을 활용해 포착한 원시 중력파의 패턴인데, 이는 약 138억년 전 우주 대폭발 뒤 급팽창이 있었음을 확인해주는 증거다. 케임브리지/AP 뉴시스

 

우주는 거시 구조로 볼 때 왜 이토록 균일할까? 그러면서도 왜 물질이 이리저리 한곳에 모여 은하, 항성, 행성을 이룰까? 그것은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빛보다도 빠른 속도로 공간이 팽창한 이른바 ‘급팽창’(인플레이션)의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 우주론의 오랜 설명이다.

이런 급팽창 시기에 중력 요동으로 생성된 중력의 물결인 중력파의 원시 흔적이 정밀한 우주 관측을 통해 처음 검출됐다. 이는 태초에 급속 팽창의 단계를 거쳤기에 지금처럼 균일하고 평탄한 우주 공간이 이뤄졌다는 오랜 급팽창 이론을 확인해주는 강한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CfA)는 17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남극에 설치한 전파망원경 시설 ‘바이셉2’(BICEP2)를 통해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인터넷으로 세계에 생중계됐다.

연구팀은 우주에서 날아오는 빛의 특정한 편광 성분(‘원형 편광’)을 매우 넓은 우주 공간에서 관측해냈다. 이 편광은 중력파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연구팀은 이런 편광의 우주 분포와 패턴을 관측하고 원시 중력파의 흔적만을 걸러내 이를 급팽창의 증거로 제시할 수 있었다.

그동안 남극 지역에 천체 관측 시설을 갖추고 우주의 중력파를 검출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져 왔으며 지난해와 올해 초에도 남극 지역에 있는 다른 관측 시설의 연구그룹들(SPT 등)이 우주 편광 관측 결과를 발표했으나, 중력파에 의한 직접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으며 관측 영역이 크지 않고 정밀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져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현대 우주론에 따르면 138억년 전 우주가 뜨거운 대폭발 이후 팽창하며 점차 식어 대폭발의 흔적이 매우 미미한 복사열로 전 우주 공간에 배경처럼 퍼져 있는데, 이번 관측에선 중력파에 의해 생기는 빛의 편광 패턴을 그런 우주배경복사에서 찾아냈다. 우주론을 연구하는 이석천 고등과학원(KIAS) 연구원은 “빛은 물결과 달리 진동방향과 진행방향이 직각을 이루는 편광 특성을 지니는데, 특히 특정 편광의 패턴(원형 편광)은 중력파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우주배경복사에서 편광 패턴을 관측한 것은 곧 원시 중력파의 흔적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런 편광 패턴을 분석해 급팽창이 대폭발 직후 10의 마이너스 37승 초 동안에 10의 16승 기가전자볼트(GeV)의 에너지 규모에서 일어났음을 보여주었다.

남극의 아문센-스콧 기지에 설치된 전파망원경 시설 ‘바이셉’이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의 빛을 받아 붉게 물들어 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17일 이 시설을 통해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해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급팽창으로 생성된 원시 중력파의 흔적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남극/로이터 뉴스1

여러 과학매체는 이번 발견을 주요 기사로 크게 보도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서 중요한 요소이지만 찾지 못했던 중력파의 존재를 보여준 가장 직접적인 증거”라고 보도했다. 1980년 급팽창 가설을 처음 제시한 앨런 구스 교수(미국 매사추세츠공대·물리학)는 “급팽창의 그림과 맞아떨어지는 완전히 새롭고도 독립적인 우주론 차원의 증거”라며 환영했다.

이번 연구는 전자기력, 약력, 강력과 더불어 우주의 기본 힘이면서도 여전히 수수께끼에 싸인 중력의 성질에 관해 더욱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는 단서를 줄 것으로도 기대된다.

개념도는 약 138억년 전 우주 대폭발 직후 빛보다 빠른 속도로 공간이 팽창하는 급팽창 단계를 거쳐 현재의 우주공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번 연구는 우주 탄생 과정에서 급팽창이 실제로 있었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한 성과다.

이석천 연구원은 “우주배경복사의 편광 패턴을 관측하는 것과 다른 방법으로 중력파를 검출하려는 연구 프로젝트들(LISA, LIGO)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에선 무엇보다 대폭발 우주론에서 급팽창이 언제 어느 정도의 에너지 규모에서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를 제시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라고 말했다.

현대 우주론 모형에서, 우주는 138억년 전 특이점에서 대폭발을 일으켰으며 직후에 원자보다도 더 작은 우주 크기에서 축구공만한 우주 크기로 빛보다 빠르게 순간 팽창하는 시기(급팽창)를 거쳐 ‘균일 우주’의 토대를 마련했으며, 이후 계속 팽창하고 식으면서 지금 우주에는 우주 탄생의 흔적인 우주배경복사를 남긴 것으로 이해된다.

 

중력파

전기장이 흔들릴 때 나타나는 전파적 현상을 전자기파(빛)라고 정의하듯, 중력파는 중력장이 흔들릴 때 나타나는 전파적인 현상을 말한다. 빛 속도로 전파되며 진동수가 있다. 잔잔한 물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일고 거기에 파가 생기는데, 중력파도 중력의 변화로 생기는 중력장의 흔들림이 전파되는 것이다.

우주배경복사

우주가 팽창하면서 점차 식어 우주 전체에 남아 있는 우주 대폭발(빅뱅)의 흔적으로 ‘우주의 온도’라고 말 할 수 있다. 전 우주에서 고르게 관측되는 우주배경복사는 영하 270도(절대온도 2.7K)이지만 국지적으로는 매우 미세한 차이가 나타난다.

 

 

138억년전 빅뱅 그후…우주가 팽창하는 증거 `중력파` 찾았다

 (매일경제 2014.03.19 06:37:30)

美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센터 남극서 발견
검증 통과하면 `금세기 최고의 성과` 노벨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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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아문센-스콧 기지에 설치된 `바이셉2(BICEP2)` 망원경.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가 17일 우주팽창 이론을 증명하는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진 제공=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로이터]

 

지금으로부터 138억년 전, 빅뱅(Bigbangㆍ우주 대폭발)이 일어났다. 찰나의 시간에 갑작스럽게 생겨난 우주는 팽창하기 시작했고 별과 행성이 만들어졌다. 이는 인간이 속해 있는 거대 우주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에 불과했다.

미국 과학자들이 이론으로만 설명할 수 있었던 우주 팽창의 직접적인 증거를 찾는 데 성공했다. 1916년 천재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이론적으로 제시한 이후 98년 만의 일이다. 추가적인 검증을 통과한다면 금세기 최고 발견으로 벌써부터 노벨 물리학상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존 코벡 교수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공동 연구진은 138억년 전 대폭발 이후 지금과 같은 우주가 생긴 `우주 인플레이션`의 증거인 `중력파(gravitational wave)`를 발견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과학자들은 빅뱅으로 탄생한 우주가 10⁻³⁵초 만에 부풀기 시작했고 10⁻³²초 후에 급속하게 팽창했다고 설명한다. 이것이 빅뱅 이후 우주의 팽창을 설명하는 `인플레이션 이론`이다. 하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인 중력파를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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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 일어난 것은 확실한데 이를 증명할 `스모킹건(직접적인 증거)`이 없던 셈이다.

 

박완일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박사는 "블랙홀처럼 무거운 물질이 있으면 시공간이 휘어진다"며 "마찬가지로 중력에 큰 변화가 발생하게 되면 시공간으로 중력파의 파문이 번져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우주도 마찬가지다. 빅뱅 이후 우주의 급격한 팽창은 중력파를 만들어 냈고 이것이 시공간에 흔적을 남겼다. 연구진이 발견한 것이 바로 빅뱅 이후 발생한 중력파다. 연구진은 우주배경복사에 남겨진 중력파의 패턴을 발견했다.

연구에 참여한 앨런 구스 MIT 교수는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 중력파를 발견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코벡 교수는 "우주론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남극에 있는 망원경 `바이셉2`를 활용해 이 같은 흔적을 찾아냈다. 바이셉2는 우주 전반에 퍼져 있는 배경복사를 관측할 수 있는데 중력파의 세기는 굉장히 작아 측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진동도 없고 전파 방해도 없으며 대기도 가장 안정적인 남극에 설치됐다.이번 성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에 제출됐다.

 ■ <용어 설명>

▷중력파 : 중력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파동의 일종이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문(波紋)`이 생기듯이 중력에 큰 변화가 생기면 인간의 `시공간`에도 파동이 생긴다.

▷우주배경복사 : 우주 전체에서 발견되는 파장으로 빅뱅이 발생한 뒤 발생한 뜨거운 빛이 현재 관측되는 것을 말한다.

 

 

초기우주 생성과정 `빅뱅후 급팽창` 직접증거 발견

 (매일경제 2014.03.18 16:10:30)

중력파 흔적 탐지…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발표

 

지금으로부터 약 138억년 전 대폭발(Big Bang) 직후 지금과 같은 우주가 생긴 과정인 `우주 인플레이션`(cosmic inflation)에 대한 직접 증거가 사상 최초로 발견됐다.

이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 중 하나로 꼽힐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대폭발 직후 극히 짧은 순간에 우주가 빛보다 더 빠르게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면서 지금과 같이 평탄하고 균일한 우주가 형성됐다는 `인플레이션(급팽창)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사례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17일(현지시간) 전세계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남극에 설치된 일종의 망원경인 `바이셉2`(BICEP2)라는 관측 장비를 이용한 분석 결과다.

바이셉2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들은 우주 배경 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의 편광 상태를 분석해 이런 데이터를 얻었다.

우주 배경 복사란 우주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는 초단파 영역의 전자기파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시초인 `대폭발`의 가장 중요한 증거 중 하나다.

연구자들은 우주 배경 복사의 편광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초기 우주 급팽창의 흔적인 `중력파`(gravitational wave)의 패턴을 발견했다.

중력에 따른 파동인 중력파는 퍼져 나가면서 시공간에 뒤틀림을 일으키는데, 이런 뒤틀림 때문에 우주 배경 복사에 특별한 패턴이 생기는 것을 탐지했다는 것이다.

연구단장인 존 코백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부교수는 "이 신호를 탐지하는 것은 오늘날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며 "수많은 사람의 엄청난 노력으로 이 지점까지 도달했다"고 발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대폭발 후 `1억분의 1억분의 1억분의 1억분의 1초`보다 더 짧은 시간에 `1억배의 1억배의 1만배` 내지 `1억배의 1억배의 1억배의 1백만배`로 커지는 급팽창을 겪었다.

그 후로도 우주가 계속 매우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으나, 급팽창 시기에 비해서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당시 급팽창의 흔적은 중력파의 형태로 우주 전체에 퍼져 나갔고, 나중에 이것이 우주 전체를 가득 채운 `빛의 물결`인 우주 배경 복사에 특정한 패턴을 남겼는데, 이 패턴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이번 실험의 요지다.

이 중력파 패턴은 현재 망원경으로 관찰이 가능한 가장 오래된 시점인 대폭발 후 38만년께 새겨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때는 대폭발 후 시간이 꽤 흘러서 우주 전체의 평균 온도가 현재의 태양 표면 정도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물질이 플라스마 상태가 아니라 원자핵과 전자가 결합한 중성 원자 상태로 존재할 수 있게 된 시점이다.

이때부터 빛의 입자인 `광자`가 물질과 반응하는 빈도가 확연히 떨어졌고, 빛이 물질과 반응하지 않고 우주를 통과할 수 있어 우주가 `투명`해졌기 때문에 우주 배경 복사의 패턴이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온도가 낮고 대기에 습기가 없고 안정된 최적의 여건을 갖춘 남극에서 하늘 전체의 약 1∼5도, 다시 말해 보름달 지름의 2∼10배에 이르는 부분을 관측한 후 데이터를 3년간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이 패턴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상관계수는 r=0.2로, 오차범위는 플러스 0.07, 마이너스 0.05이다. 신뢰수준은 5.9 시그마(σ)다. 이는 사회과학이나 여론조사 등에서 널리 쓰이는 2σ(95.4% 신뢰수준에 해당) 기준보다는 훨씬 엄격한 것으로, 증명의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자연과학에서도 5σ 정도면 통상적으로 `확실하다`고 받아들여진다.

BICEP2 연구에 참여한 미네소타대의 클렘 프라이크 교수는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은 작업이었는데, 찾고 보니 바늘이 아니라 쇠지렛대(처럼 큰 물건)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지난주부터 이번 기자회견을 널리 예고했으나 "`중대 발견`(major discovery)을 발표할 예정"이라고만 밝히고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발표 직전까지 비밀을 유지해 왔다.

이날 발표를 전후해 센터 홈페이지는 전세계에서 접속이 폭주하면서 장애 상태에 빠졌으며, 트위터, 페이스북, 과학 관련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도 관련 토론이 넘쳐 났다.

아비 로엡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라든지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폭발 직후 초기 우주가 급팽창했다는 증거일 뿐만 아니라, 언제 이런 급팽창이 일어났고 어느 정도로 강력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력파 98년만에 확인…중력에 따른 시공간의 물결

 (매일경제 2014.03.18 08:37:00)

 

17일(현지시간)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가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중력파`(gravitational wave)의 이론적 근거는 1916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정체를 `시간과 공간이 일체가 되어 이루는 물리적 실체인 시공간(spacetime)의 뒤틀림`으로 파악하는 관점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을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질량을 가진 물체가 주변 공간에 형성하는 `중력장`은 이 물체 주변의 시공간에 변형이 가해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질량을 가진 물체가 움직이거나 새로 생겨나거나 파괴되면 이에 따른 파동이 시공간의 일그러짐이라는 형태로 표현되고, 이 물체의 질량이 매우 크다면 이를 관측하는 것도 가능해야 한다.

이런 중력장의 파동을 가리키는 말이 `중력파`다.

마치 전자가 진동하면 그에 따라 전자기파가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력장의 요동이 중력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중력파는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

마치 전자기파가 지나가는 공간에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가 생기듯이, 중력파가 지나가는 공간에는 시공간(spacetime)의 변화가 생긴다.

중력파의 존재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예측되는 것이어서 이론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으나 직접 실험을 통한 검출은 성공한 적이 없었다.

예를 들어서 초신성 폭발이나 매우 질량이 큰 쌍둥이 별의 움직임 등으로 큰 규모의 중력파가 발생하면 시공간의 조직에 변화가 생기고, 이에 따라 두 점 사이의 거리가 미세하게 변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중력파의 `직접 검출` 실험을 하려면 정지해 있는 두 점 사이의 거리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며, 과학자들은 이런 장비의 개발 작업에 노력하고 있다. 다만 아직 이런 방식의 중력파 직접 검출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질량이 매우 큰 중성자별 2개가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는 경우 등에 대해 간접적인 중력파 확인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시공간의 뒤틀림을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이번 연구에 대해 "중력파, 즉 시공간의 물결의 모습을 잡은 첫 사례"라고 소개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우주 전체에 가득한 `우주 마이크로웨이브 배경 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의 편광 분석을 통해 중력파의 패턴을 파악했다.

태초의 우주 형성 과정에서 있었던 `인플레이션(급팽창) 시기`에 중력파가 특징적인 흔적을 남겼으며, 그 흔적이 우주 마이크로웨이브 배경 복사에 남아 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이번 실험은 시공간의 뒤틀림을 직접 측정하는 방식은 아니다.

 

 

 중력파 발견 의미는…우주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 가능

 (매일경제 2014.03.18 17:19:21)

탄생과 팽창 속도 등 인류가 품어온 질문들 해답에 가까이 다가가

 

17일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중력파` 발견 성과는 인간이 드넓은 우주를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우주팽창이론의 확실한 증거를 찾았음은 물론, 이를 분석하면 빅뱅으로 발생한 에너지와 짧은 시간에 우주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주팽창이론을 간접적으로 증명했던 모든 성과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듯이 이번 연구 성과도 오류가 없는 것으로 판명난다면 물리학계에 길이 남을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은 여러 간접적인 발견이 뒷받침해 왔다. 1964년 미국 벨 연구소의 로버트 윌슨 박사와 아노 펜지어스 박사는 우주 전역에서 일정하게 발생하는 파장을 발견했다. 이는 빅뱅 이후 발생한 뜨거운 열이 우주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해 식으면서 나타나는 `우주배경복사`였다. 두 과학자의 발견은 빅뱅이론을 뒷받침하는 하나의 증거로 해석됐으며 197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1975년, 우주 팽창의 증거인 중력파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다는 연구성과가 발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러셀 헐스 박사와 조지프 테일러 박사는 `이중 펄사`를 발견했다. 펄사란 규칙적으로 회전하면서 전파를 발산하는 별을 말하는데 연구진은 펄사 두 개가 함께 돌면서 서로의 시공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박사는 199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처럼 우주 팽창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간접적인 연구들이 있었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많은 과학자들 검증을 통과하면 노벨 물리학상은 이미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우리가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 우주는 어떻게 시작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주는 연구"라며 "대폭발 직후 초기 우주의 급팽창이 언제 일어났고, 어느 정도로 강력했는지 알아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학계도 이번 발견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발표를 전후해 연구진의 홈페이지는 전 세계에서 접속이 폭주하면서 일시적으로 장애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우주팽창 중력파 이용하면 통신장벽 사라진다

 (매일경제 2014.03.19 19:33:58)

공상과학이 현실로…한국 과학계도 연구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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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연구진의 `중력파` 발견으로 전 세계 과학계가 열광했다. 지금껏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우주 팽창 이론`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거대한 우주에서 한낱 미물에 불과한 인간이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발걸음을 뗐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인간은 빅뱅(우주 대폭발ㆍBigbang)의 흔적이 아닌, 우주에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중력파 찾기에 나선다.

질량이 큰 두 개 블랙홀이 하나로 합쳐지거나, 태양보다 수십 배 큰 `중성자별`이 부딪칠 때 중력파가 발생한다. 강궁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은 "질량이 큰 블랙홀과 중성자별이 합쳐지면 격렬한 반응이 일어나면서 시공간이 뒤틀린다"며 "이때 발생하는 중력파가 우주 전체로 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KISTI는 이미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두 개 블랙홀이 합쳐졌을 때 발생하는 중력파를 시뮬레이션으로 측정한 바 있다.

이렇게 발생한 중력파 크기는 약 1000㎐(헤르츠). 이 파장을 검출할 수 있는 장비가 현재 업그레이드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국 연구진 20여 명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장인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2015년부터 가동되는 라이고(미국의 중력파 검출장치)가 최초의 중력파를 검출해낼 것"이라며 "2016년부터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 했다.

중력파는 우리가 통신에 사용하는 전자기파처럼 `파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중력파를 활용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 개발도 가능하다.

강궁원 책임연구원은 "공상과학(SF) 영화 속 이야기지만 만약 작은 스마트폰에서 중력파를 발생시킬 수 있다면 철판 속, 혹은 지하 깊은 곳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며 "중력파는 전자기파와 달리 모든 것을 뚫고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현재 과학으로는 불가능한 얘기다.

현실적으로 중력파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은 우주 관측 분야다. 1610년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제작해 태양에 흑점이 존재하며 목성 위성 발견 등을 통해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주장했다.

 이는 우주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을 바꾼 역사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20세기 들어서는 천체에서 나오는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우주현상을 관측해 왔다.강 책임연구원은 "별이 폭발하는 초신성 현상이 발생하면 다양한 전자기파가 나오지만 대부분 폭발 과정에서 정보를 잃어버린다"며 "하지만 이때 발생하는 중력파는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지금껏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도 올해부터 `우주론` 연구에 돌입해 미지의 물질인 `암흑에너지` 찾기에 나선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70%를 차지하지만 아직 어떤 물질인지 파악된 바가 없다.

 

 

"빅뱅가설 입증됐다"…한국 과학계도 흥분

 (매일경제 2014.03.18 17:19:30)

 

중력파 발견 소식에 한국 과학계도 들썩였다. 많은 한국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성과라고 인정하면서도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완일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박사는 "중력파를 발견한 것은 빅뱅이 맞다는 것을 또다시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우주론에 있어서 엄청난 단서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용선 한국천문연구원 창의선도과학본부 선임연구원은 "가설에 불과했던 인플레이션 이론이 검증됨으로써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고자 도입했던 가정이 정설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석천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박사는 "이번 연구로 1980년대 우주 팽창을 주장했던 앨런 구스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나 안드레이 린데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노벨 수상자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력파의 세기가 굉장히 약한 만큼, 전파의 잡음과 같은 `노이즈`현상이 아닌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한국천문연구원은 올해 우주론 그룹을 만들어 관련 연구를 시작했으며 다음달 이번 연구성과의 의미에 대한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