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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우리 경제

[한·인도 정상회담] CEPA 범위. 자동차·철강·전자 등 확대 … 12억 시장 수출길 활짝 (서울경제 2014.01.16 19:29:12)

[한·인도 정상회담] CEPA 범위. 자동차·철강·전자 등 확대 … 12억 시장 수출길 활짝

해운·이자소득 세율인하… 이중과세 방지 협정 체결
수출입銀-인도 국영상업銀 신용공여한도 2억달러 설정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 2010년 발효했지만 활용률이 낮은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개방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또 양국 간 무역활성화와 투자 촉진을 위해 이중과세 방지, 해운협력, 우주산업 공동연구 등에도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CEPA 개선을 통한 양국 간 상품 및 서비스 교역,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작업을 완료하기로 했다"면서 "올 상반기 중 서울에서 통상장관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안에 가서명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협정의 조속한 발효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특히 "양국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면서 "라자스탄주 한국 전용공단 설치 추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성명에는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포괄적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 강화 방안이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CEPA 개정을 통해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점이다. 한국과 인도 간 CEPA는 2010년 발효됐지만 품목자유화 정도가 낮아 실질적인 효과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CEPA 활용률은 40%에 불과했고 자유화율도 다른 자유무역협정(FTA)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다. 무엇보다 인도의 현행 실효관세가 CEPA 관세보다 낮아 기업들이 굳이 CEPA를 이용해 무역과 투자에 나설 유인이 약했다. 일본 엔화에 비해 한국의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와의 CEPA 개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수출 전선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우리 정부는 CEPA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품목별로 세율을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줄기차게 주장했고 인도 정부도 자동차·철강·광업·전자·하드웨어 등의 분야에서 개방 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인도는 한국과의 협상에서 인도의 대한(對韓)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정보통신(IT)·제약 등 인도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인도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더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양국은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현재는 인도 정부가 한국 기업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해도 상호 합의 절차가 없어 인도 측이 세무 문제에 대한 협의를 거부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과세 당국 간 상호 합의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우리 기업이 인도에서 거둔 해운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100% 감면하기로 했으며 이자 및 사용료 소득에 대한 세율도 현행 15%에서 10%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른 세금감면효과는 연간 1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리 국민이나 기업이 인도 주식시장에서 양도차익을 얻을 경우에는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과점주주에 한해 인도 정부가 과세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양국은 수출입은행과 인도 국영 인프라전문금융회사 간 인프라 진출 지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한편 수출입은행과 인도 최대 국영 상업은행인 SBI 간 2억달러 규모의 신용공여한도를 설정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인도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에 단순하게 프로젝트 투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과 금융을 결합한 진출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면서 "특히 우리 금융기관들이 인도에서 인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는 데도 실질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이어 모하마드 안사리 부통령, 수슈마 스와라지 하원 야당 대표를 잇따라 접견했으며 저녁에는 프라나브 무케르지 인도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인도의 대표적인 여성 지도자인 스와라지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인도가 우주항공산업과 컴퓨터·소프트웨어 등 첨단과학을 발전시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것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양국이 서로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앞으로 양국 간 협력 확대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