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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블랙홀이 ‘꺼억’하고 트림하는 순간 엿보니 (동아사이언스 2013년 07월 21일 17:59)

블랙홀이 ‘꺼억’하고 트림하는 순간 엿보니

 

한국천문연구원 연구팀은 블랙홀이 근처 별의 물질을 끌어당기다가 강력한 빛을 내는 순간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 NASA 제공
한국천문연구원 연구팀은 블랙홀이 근처 별의 물질을 끌어당기다가 강력한 빛을 내는 순간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 NASA 제공

 

 드넓은 우주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것들로 가득하다.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머깨비' 블랙홀도 가끔 ‘트림’을 하며 뭔가를 내뱉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물론 사람들처럼 소리나 냄새나는 트림이 아닌 강력한 빛을 내 뿜는 트림이다. 바로 ‘블랙홀 제트’란 현상.

   블랙홀 아래 위로 긴 빛줄기가 나오면서 주변이 잠깐 동안 수백에서 수천만 배 밝아지는 현상으로 최근 국내 연구진이 블랙홀 제트가 시작되는 순간을 처음으로 관측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창의선도과학본부 김정숙, 김순욱 연구원팀은 블랙홀 주변의 X선 에너지의 변화를 분석해 제트 현상이 일어나는 시점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블랙홀이 근처 별을 끌어당기면 별에서 나온 물질이 블랙홀 주변을 돌면서 원반형태를 만드는 데, 물질이 쌓여 특정 밀도와 온도에 이르면 제트 현상이 발생한다. 이 현상은 1~2년 사이에 불과 며칠 정도의 시간에만 짧게 생기기 때문에 관측이 어려울 뿐더러, 시작 시점을 포착하는 것도 어렵다.

   연구팀은 블랙홀이 일반별과 나란히 쌍성계를 이루고 있는 ‘백조자리 X-3’의 X선 에너지를 꾸준히 추적했다.

   에너지가 강한 X선이 약한 X선보다 강도가 세지는 시점을 찾은 것이다. 여기에는 서울, 울산, 제주에 설치된 전파망원경 3개를 연결한 지름 500km짜리 우주전파관측망 ‘KVN’과 이를 일본의 우주전파관측망 ‘VERA’와 연결해 만든 지름 2000km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하던 연구팀은 4년 만에 제트 분출 순간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제트 분출 현상은 시작한 지 3시간 만에 끝났다.

   김정숙, 김순욱 연구원은 “제트 분출 시점을 이론적으로 예측하고 실제 관측까지 성공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제트 발생 과정에 아직까지 설명되지 않은 수수께끼를 차례차례 풀어갈 계획”이라며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 20일자에 실렸다.


 

별 꿀꺽한 블랙홀 ‘감마선’ 토해내

 (동아사이언스 2011년 06월 20일 00:00)

“1억 년에 한 번 발생할까말까 한 일… 이유는 몰라”

 

지구로부터 40억 광년 떨어진 블랙홀에서 태양빛과 견줄 만큼 에너지를 가진 감마선이 방출됐다.

조슈아 블룸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천문학과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스위프트 위성을 이용해 3월 28일부터 31일까지 블랙홀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감마선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별을 끌어당겨 흡수한 뒤 분해한다. 이 과정에서 보통 X선이나 자외선, 가시광선 등이 나오는데 감마선이 관측된 것은 이례적이다.

블룸 연구원은 “블랙홀이 별을 흡수하면 하수구에 물이 빨려 들어가듯 주변 물질이 소용돌이치는데 감마선도 그중 하나일 것”라며 “두 달 이상, 늦으면 내년까지도 방출이 지속될 것”라고 말했다.

그는 “1억 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 한 특이한 일”이라며 “감마선의 방출량이 어마어마하게 큰 점, 방출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유는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6월 16일자에 실렸다.

 

 

블랙홀, 토해내기도 한다.

 (동아사이언스 2010년 01월 28일 16:01)

 


블랙홀 ‘식성’ 생각보다 까다롭다

중력이 어마어마하게 커서 빛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예상외로 ‘식성’이 까다롭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천문학과 로만 슈체르바코프 박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으로 ‘궁수자리 A*’로 명명된 블랙홀을 관찰한 결과 빨아들인 우주먼지의 99.99%를 다시 내뱉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과학자들은 당초 태양 질량의 25배가 넘는 별이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강력하게 수축하면서 형성되는 블랙홀이 흡수한 먼지의 1%를 흡수한다고 추정해왔다.

연구진은 블랙홀의 경계면에서 우주먼지가 가스처럼 뿜어져 나오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경계면의 에너지 흐름을 관찰했다. 편의상 블랙홀 경계면에 가까운 ‘안쪽 영역’과 별과 먼지가 떠다니는 ‘바깥쪽 영역’을 구분했다.

관찰 결과 온도가 높은 안쪽 영역에서는 입자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고 거기서 발생한 에너지가 전도를 통해 온도가 비교적 낮은 바깥쪽 영역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슈체르바코프 박사는 “충돌 에너지가 바깥쪽 영역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압력이 추가로 발생해 블랙홀이 빨아들이는 물질의 99.99%가 다시 방출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215회 미국 천문학협의회 정기모임에서 발표됐다.

 

국내연구진 ‘블랙홀의 힘’ 밝혀

 (동아사이언스 2006년 08월 24일 09:03)

 

국내 연구진이 거대 타원은하 형성의 비밀을 밝히는 단서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의 이석영(41), 이영욱(46) 교수는 23일 “거대 타원은하에서 별이 더는 생성되지 않는 원인이 블랙홀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현대우주론의 최대 과제인 거대 타원은하의 생성과정을 밝히는 실마리가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온라인판 24일자에 실렸다.

은하형성 이론에 따르면 거대 타원은하는 주변의 작은 은하들이 모여 형성된다.

하지만 타원은하의 경우 나선은하나 불규칙은하 등 다른 은하와 달리 더는 별을 생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천문학자들은 거대 타원은하 안에 별 생성을 억제하는 막강한 에너지가 있을 것으로 추측해 왔다.

연구팀은 자외선 관측위성인 ‘갤렉스’를 이용해 타원은하가 지금도 계속해서 별을 생성하고 있으며, 타원은하 안에 존재하는 블랙홀이 별 생성을 억제한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이석영 교수는 “타원은하에서 블랙홀이 별 생성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거대 은하의 블랙홀은 작은 은하의 블랙홀들이 합쳐진 형태라는 것도 밝혀냈다”고 말했다.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은 1999년 별 집합체인 ‘오메가 센타우리’가 우리은하와 충돌한 아주 작은 은하라는 사실을 처음 발견해 네이처에 발표했다.

또 2002년과 2006년에는 은하의 나이와 진화과정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