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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정이 있는 삶 안타까운 이야기

거리에서 노숙하던 할머니 차에 깔려 숨져 (조선일보 2013.06.28 18:12)

거리에서 노숙하던 할머니 차에 깔려 숨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거리에서 노숙을 하던 송모(68·여)씨가 26일 오후 11시 50분쯤 후진하던 트럭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서울 중구 중림동 삼거리에서 10년째 노점을 운영했다. 낮에는 과일과 채소 등을 팔았고, 해가 지면 폐지를 주웠다. 노점에서 100? 정도 떨어진 곳에 7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은 반지하방이 있었지만 그는 여름철에는 노점 앞 인도에 몸을 뉘었다. 주변 상인들은 “송씨의 방에는 온갖 세간들이 창고처럼 쌓여 있고, 여름철에는 너무 더워 송씨가 거리에서 잠을 잤다”고 했다.

송씨의 노점은 신문인쇄소 앞에 있었다. 26일 오후 11시 50분 신문배달용 1? 트럭이 신문인쇄소에 후진으로 차를 주차했다. 송씨는 당시 노점에서 은색 돗자리를 깔고 신문지를 덮고 잠이 들었다. 트럭 운전자는 송씨를 발견하지 못했고, 송씨의 머리가 트럭 뒷바퀴에 깔렸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가 신문지로 몸을 덮고 있어 트럭 운전자가 송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트럭에 깔려 송씨의 두개골이 함몰됐고, 구급차로 병원에 이동 중 숨졌다”고 말했다.

이달 28일 오전에 찾은 송씨의 노점에는 하얀 백합다발이 놓여있었다. 송씨의 자녀는 1남 2녀로 딸들은 출가했고, 아들은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상인은 “송씨 할머니는 유기견 두 마리를 자식처럼 챙겼다”며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개들도 밥을 먹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