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취재 인사이드] ‘삼성 갤럭시S 4’가 영국에서 질타당하고 있다는데
조선미디어의 경제전문 매체인 조선비즈에서 IT 분야를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요즘 세계 IT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 4’가 연일 최고 화제입니다.
출시 한달 만에 세계 시장에서 판매 1000만대(이동통신회사 공급 기준)를 돌파, 삼성이 만든 휴대전화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소비자잡지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한 스마트폰 순위에서는 경쟁제품인 애플 아이폰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갤럭시S 4’는 요즘 휴대전화를 구입하려는 전 세계 소비자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폰이자 관심의 대상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런 갤럭시S 4가 최근 영국에서 소비자·언론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습니다. 이른바 성능을 부풀려 과장광고를 했다는 것인데요. 어찌된 일일까요.
지난 3월 14일 미국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개최된 '삼성 언팩 2013'에서 신종균 사장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 4'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16GB 제품인데 쓸 수 있는 용량은 ‘9GB’뿐이라고?
영국 소비자연맹지(誌)인 ‘위치(Which)’는 최근 시중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을 모아 용량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삼성 ‘갤럭시S 4’, 애플 ‘아이폰5’, 구글 ‘넥서스4’, 블랙베리 ‘Z10’ 등이 대상이었습니다.
실험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제품 광고에 표시된 저장용량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에서 차이가 난 것입니다. 말하자면 900리터짜리 냉장고를 샀는데 이중 일부분이 다른 걸로 채워져 있어 실제로 음식을 채울 수 있는 용량은 광고보다 적었다는 이야기입니다.
16기가바이트(GB) 제품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때 소비자들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대만 HTC의 ‘윈도 8X’(15GB), 애플 아이폰5(13.5GB), 구글 넥서스4(13GB), 블랙베리 Z10(11GB)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갤럭시S 4는 얼마나 쓸 수 있었을까요. 갤럭시S 4 16GB 모델의 실제 공간은 9GB에 불과, 시험 대상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갤럭시S 4를 구입한 소비자는 영문도 모른채 7GB를 쓰지 못하는 것입니다.
위치의 부편집장인 로리 볼랜드는 “모든 스마트폰이 광고보다 적은 용량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갤럭시S 4의 저장공간이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월등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S 4 공개행사에서 사용자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용량 잡아먹는 주범은 ‘앱’?삼성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대비용”이라고 해명
그렇다면 왜 실제 저장공간이 원래 표기된 용량과 다른 것일까요. 제조사가 제품을 생산했을 때부터 그런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스마트폰은 작은 PC와 같습니다. PC를 구동할려면 운영체제(OS)로 불리는 소프트웨어(SW)가 필요한데요. 이 OS가 저장공간을 상당히 잡아먹습니다. 그렇다고 용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짜 주범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입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사면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는 앱들이 상당히 있는데, 이 앱들이 용량을 상당 부분 잡아먹는 것입니다. 앱을 지운다면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기본설정이 된 앱은 삭제가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쯤 되면 삼성전자의 답변도 궁금해집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삼성전자측은 “갤럭시S 4의 내부 메모리(저장공간)중 일부가 향후 혁신적이고 특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해 설정돼 있다”면서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면 갤럭시S 4 고객에게 추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S 4의 월드투어 행사/삼성전자 제공

소비자는 ‘피해자’왜 미리 알리지 않았나
이유야 어찌됐건 갤럭시S 4 고객들은 고가(高價)의 스마트폰을 구입하고도 이에 합당한 성능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저장공간 때문에 설치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깔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있던 앱도 지워야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위치(Which)’는 “문제는 제조사들이 고객들에게 실제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인지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소비자들이 보다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성능 중 하나인 저장공간이 달라지면 소비자가 선택하는 제품도 바뀔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소비자들이 직접 설치 않은 불필요한 프로그램을 줄여 저장공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본 제공 앱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준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국 소비자연맹지 위치가 비교한 스마트폰 실제 사용공간/위치 사이트

한국에서도 문제 있다면 조치 취해야
아직까지 갤럭시S 4의 저장용량이 문제가 된 나라는 ‘영국’ 정도 뿐입니다. 국가별로 설치되는 앱의 숫자나 종류가 달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다를 수 있습니다. 갤럭시S 4의 본고장인 한국에는 현재 32GB 모델만 출시된 상황입니다. 16GB보다는 저장공간이 넉넉한 편이라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 않은 듯 합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단체들은 한국에서도 영국과 유사한 문제가 있다면 분명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전자기업답게 이번 문제에 대해 책임감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한다”면서 “외장메모리 등을 소비자들에게 제공, 지금의 불편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플은 2010년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 문제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콧대 높던 애플이었지만 고(故)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간담회를 열고 안테나 수신 결함을 해결할 수 있는 ‘케이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규모 리콜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애플 입장에서는 체면을 많이 구긴 사건이었지요.
회사가 잘 나가면 적(敵)도 많아지는 법입니다. 지금의 삼성전자가 그렇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1위를 달리고 있기에 경쟁사들의 시기와 질투의 대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갤럭시S 4’를 대하는 삼성전자의 해결책도 현명하고 재빨라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수에 대한 안이한 대처는 고객이 등을 돌리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갤럭시S 4’가 지금의 인기를 오랜 기간 누릴 수 있도록 저장공간 문제 역시 하루빨리 매듭짓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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