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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문자메시지 통한 신용카드 사기 `기승` (머니투데이 2007.04.16)

문자메시지 통한 신용카드 사기 '기승'

금감원 '주의 당부', 전화사기 아르바이트까지 등장

미국 OO백화점에서 330만원 결제됐습니다. 사용내역을 확인하시려면 통화 버튼을 누르세요”

서울에 사는 K씨(여, 36)는 최근 휴대폰으로 이런 내용의 문자메시지(SMS)를 받았다. K씨는 해외에 나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신용카드가 부정 사용됐다고 판단, 항의를 하기 위해 통화버튼을 눌렀다.

연결이 된 이후 상담원과 통화를 원하면 2번을 누르라는 안내가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 콜센터 직원이 여성인 것과는 달리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 역시 상냥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전화를 끊었다.

이후 카드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본 결과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도, 신용카드가 미국에서 사용된 적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문자메시지 무조건 믿으면 안된다
이처럼 최근 들어 신용카드 부정사용을 빙자한 전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직접 전화를 걸어 국세청이나 검찰 직원을 사칭하던 것에서 한 단계 진화한 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6일 “최근 들어 강남 ㄹ백화점에서 OO카드로 결제됐다는 문자메시지가 무작위로 뿌려지고 있다”며 “새로운 전화사기 수법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화 사기범들은 전화가 걸려오면 확인 명목으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요구한다.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을 알면 인터넷이나 전화로 물건은 구매할 수 있고, 이를 되팔아 현금화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자동화기기로 유인한 다음 자신들의 통장으로 송금하게 하는 고전적인 수법도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부정사용된 카드 대금을 환급해 준다는 명목으로 CD기로 유인한다”며 “이 과정에서 통장 잔액을 물어보거나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경우 전화사기로 의심을 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금시에는 비밀번호가 전혀 필요없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2주일 사이에 금감원에 접수된 전화사기 피해사례만 30건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전화사기 피해사례 신고건수는 계속해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화사기 아르바이트 등장 ‘인기’
정부와 관계 당국의 계속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피해사례가 끊이질 않는 것은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전화사기 행각을 벌이는 경우까지 등장하고 있다.

전화사기범들은 주로 조선족을 이용했지만 말투가 달라 쉽게 발각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경우 인건비는 다소 올라가지만 성공확률이 그만큼 높아져 남는 장사라는 설명이다.

금감원 김인석 IT감독팀장은 “일당 10만원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사례까지 적발되고 있다”며 “전화사기라는 사실을 몰랐다 하더라도 처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화사기 수법 어디까지
이들이 사용하는 수법도 시기별로 계속 달라지고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등장한 전화사기는 국세청을 사칭해 세금을 환급해 준다는 것이었다. 이후 국민연금관리공단, 검찰, 금융감독원 등 국민 실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거나 소위 힘있는 기관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창회나 종친회 등을 사칭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에는 대학을 사칭, 입학금을 송금해 줄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첨단 IT 기술을 이용한 사기사건도 적지 않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카드번호 생성 프로그램은 물론 CVC코드 생성 프로그램까지 쉽게 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