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 속 주식’ 35년 만에 꺼내보니 4500배
극장을 운영하는 60대 ㄱ씨(서울 송파구)는 35년 전 태평양 주식 19주를 샀다. 주당 500원씩 9500원을 줬다. 살기에 바쁘다 보니 까맣게 잊고 지냈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안내문을 받았다. 그때 산 주식 19주가 매년 무상증자와 회사분할로 35주(아모레퍼시픽 22주, 아모레퍼시픽그룹 13주) 늘어나 54주가 됐으니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다. 그제야 잊고 있던 주식을 떠올렸다. 잃어버린 주권을 다시 받은 그의 주식 가격은 4500만원에 달했다. 35년 만에 9500원어치 주식이 4500만원이 돼 ‘금의환향’한 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13일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지난달 말부터 시작해 2주간 1780여명에게 458억원어치의 주식을 찾아줬다고 밝혔다. ㄱ씨의 경우는 예탁원이 찾아준 사례 중 하나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숨져 주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다 뒤늦게 주식을 되찾은 사례도 있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60대 ㅎ씨는 남편이 10년 전 ㅎ씨 이름으로 강원랜드 공모주를 산 사실을 몰랐다. “주식을 찾아가라”는 예탁원의 안내문을 받은 뒤 주식을 되찾고 보니 시가 530만원이나 됐다. ㅎ씨는 “이사를 하는데 뜻밖에 주식을 찾게 돼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주인이 찾아가지 않은 주식은 지난 6월 말 현재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포함해 500개 기업 1억7000만주, 시가로 2414억원(비상장법인은 액면가 적용)어치에 이른다. 미수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예탁원 홈페이지(www.ksd.or.kr) ‘주식찾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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